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히말 Oct 04. 2023

이거, 먹어도 되나요?

루틴으로 갓생 살기 - 음식 (5) - 단식 중 허용되는 것들

단식 중 허용되는 것들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간헐적 단식의 목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이다. 따라서 인슐린 회로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면 단식 중에 섭취해도 괜찮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이 괜찮을까?


물은 당연히 괜찮다. 대부분의 차도 괜찮다. fatsecret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현미녹차 티백 1개는 약  3칼로리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메밀차는 9칼로리로 다소 높다. 카누 미니 1개는 2칼로리다.


사과식초는 0칼로리다. 당연히 마셔도 된다. 아니, 마시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순수한 착즙 레몬주스도 괜찮다. 비타민 C는 옥살산 형성을 방해하여 신장결석 방지에 도움이 된다. 레몬 농축액이나 농축 가루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살균 과정에서 천연 비타민 C가 파괴되었을 것이다.


사진: Unsplash의Giorgio Trovato


제로 칼로리 소다는 어떨까?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아스파탐의 경우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주고, 인슐린 회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실험으로 확인되었다. 사실 아스파탐은 그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 대사 과정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를 만든다. 도대체 이 물질이 왜 규제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2023년 7월에, WHO 산하 IARC가 드디어 아스파탐을 2B군 발암물질로 등록했다.)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나한과(monk fruit)의 경우 인슐린 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실험 결과다.


단백질의 경우 아미노산으로 대사되고 나서 포도당 신생합성(gluconeogenesis)에 사용될 수 있다. 결과물은 포도당이므로, 당연히 인슐린 분비를 자극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책에서 간헐적 단식 중 허용되는 것으로 소개된 닭 수프(chicken broth)가 문제 될 수 있다. (사실 닭 수프에는 탄수화물도 소량 들어있다.)  단백질 덩어리인 운동 보조제는 당연히 안 된다. 셰이크 형태든 바 형태든 이런 제품들은 대개 단백질 뿐 아니라 탄수화물도 포함하고 있다. 괜히 맛있는 게 아니다.


닭 수프를 허용하는 논리는 근본적으로 방탄 커피를 허용하는 논리와 같다. 단식을 좀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나 방탄 커피에 포함된 것은 단백질이 아니라 지방이며, 그것도 단쇄지방산과 중쇄지방산(MCT)이다. 간 문맥을 통해 직접 흡수되는 MCT는 인슐린 회로를 전혀 건드리지 않는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 관한 부분에서 다루겠지만, 단쇄지방산과 중쇄지방산은 그 자체로 대사된다. 버터는 부티르산(C4:0)과 카프로산(C6:0)으로 되어 있고, 시판되는 MCT 오일은 대개 75%가 카프릴산(C8:0), 25%가 카프르산(C10:0)이다. 이중 부티르산은 단쇄지방산이고, 나머지는 중쇄지방산이다.


지방산 연쇄가 훨씬 긴 장쇄지방산은 사슬을 끊어줘야 하지만, 단쇄 및 중쇄지방산은 그 상태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따라서 인슐린 회로를 거치지 않는다. 단식 중에 케톤 대사를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진: Unsplash의Jason Yuen


그러나 차이점은 있다. 인체는 게으른 시스템이다. 방탄 커피를 통해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중쇄지방산이 확보되었는데, 저장된 지방을 분해하는 일을 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공복 중 지방을 태우는 일은 정지된다. 따라서 간헐적 단식의 일차적인 목표가 체중 감량이라면, 방탄 커피는 목표 달성에 직접적인 장애가 될 수 있다. 물론, 방탄 커피로 공복 유지 시간을 견딜 수 있고, 전체적으로 섭취 칼로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방탄 커피는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 셈이 된다. 결론을 내리자. 방탄 커피가 공복 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마셔도 상관없다. 그러나 방탄 커피 없이도 단식이 가능하다면, 좀 참아보자.


커피에 뭘 섞는 것은 어떨까? 우유에는 유당이라는 당이 들어 있으므로 당연히 인슐린 회로를 건드린다. 따라서 라테를 마신다면 단식을 깨는 것이다. 100% 크림이라면 탄수화물이 없으므로, 소량이라면 괜찮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00% 크림은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코코넛밀크는 제조사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극소량의 탄수화물만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적당히는 괜찮아 보인다.


대체감미료는 종류에 따라 달리 봐야 한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스테비아, 에리스리톨, 나한과는 인슐린 회로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왔으므로, 괜찮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단맛에 대한 중독 상태를 연장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자. 인슐린 저항성에서 탈출하는 과정은 단맛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인데, 굳이 대체감미료를 통해 단맛에 미련을 둘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꼬르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