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으로 갓생 살기 - 아침 (3) 아침 운동
아침에 운동을 해야 할 이유
미라클 모닝 루틴이 책 표지에 나오는 대로 6분짜리 루틴이 아닌 가장 큰 이유는, 운동을 1분만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버피 1분이나 전력 질주 1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전력 질주 1분 하려고 아침에 집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아침 운동과 저녁 운동은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 빼먹을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이 아침 운동의 최고 장점이다. 그런데 아침 운동에는 또 하나의 엄청난 장점이 있다. 알람으로 화들짝 깬 덕분에 얻은 더러운 기분을 물리치는 데 효과 만점이라는 것이다.
운동으로 기대할 수 있는 수많은 잠재적 장점에 대해 수많은 실험이 실시되었다. 체중 감소에 대해서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현재 대세적 의견이다. 체력 강화에 대해서도 획일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부상의 위험도 문제지만, 연령과 성별, 그리고 건강 상태에 따라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훨씬 더 복잡한 선결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효과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실험이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운동은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우울증에 있어 운동보다 효과가 좋은 것은 아마도, 화타가 조조에게 추천했던 그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두개골을 열고 뇌를 꺼내 깨끗이 한번 씻어 다시 넣자는 그 방법 말이다.
미라클 모닝 루틴에서 운동은 네 번째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건 단지 두문자를 맞추기 위해서다. 하필이면 침묵이 맨 처음 루틴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앉아서 눈 감고 침묵하고 있다 보면 심장에 발작까지 일으키며 깬 잠을 다시 자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스님들 명상 시간에 죽비를 든 스승이 돌아다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명상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스님들도 졸리는데, 미라클 모닝 해보겠다고 달려드는 보통 사람들에게 정좌한 자세로 침묵하라는 것은 다시 자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미라클 모닝 루틴의 6개 아이템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효과를 제대로 보기 위해서 순서는 조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연히 운동이 맨 처음에 위치해야 한다. 명상은 루틴의 맨 끝에 위치하는 것이 좋고, 읽기와 쓰기는 아예 생략하는 것도 좋다. 아침에 잠깐 읽는 책이 얼마나 입력될 것이며, 잠깐 끄적거린 것으로 쓰기 숙제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기만에 가깝다.
아침에 하기 좋은 운동
아침 운동으로 가장 좋은 것은 요가다. 아침 운동의 가장 큰 단점이 부상 위험인데, 요가는 부상 당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운동 중 하나다. 밤새 굳어진 몸을 풀어주는 데도 더없이 훌륭하다.
다음으로 추천할 만한 것은 실내 자전거다. 부상 위험이 극도로 낮은 운동이라서 그렇다. 또한 땀을 내기에도 아주 좋은 운동이다. 자전거는 안장 조절이 필수다. 다리가 최대로 펴졌을 때, 무릎이 이루는 각도가 160~170도 정도 되도록, 그러니까 완전히 펴지지는 않지만 거의 펴지는 정도로 안장 높이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는 실내 자전거에 앉으면 저절로 인터벌 모드에 진입하는 문제가 있는데, 실내 자전거는 기상한 지 얼마 안 돼서 인터벌 운동을 해도 부상 위험이 극단적으로 낮은, 아주 좋은 운동이다.
아침 운동으로 훌륭한 또 다른 운동은 걷기다. 문제는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서는 1분으로 끝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옷도 챙겨 입어야 하고 신발도 신어야 하므로 중도 포기 확률이 대폭 상승한다. 아침운동을 위해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고 자라는 조언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단 밖으로 나오면 아침 걷기보다 좋은 운동은 상상하기 어렵다. 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빠르게 걷는 것만큼 정신 건강에 좋은 운동도 없을 것이다. 다만, 미세 먼지는 조심하자. ("신선한"이라고 말하지 않고 "선선한"이라고 말한 이유가 미세 먼지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미세 먼지 상황을 체크해서 오늘 운동을 집안에서 할지 밖에서 할지 정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버피도 좋다. 길어야 15분이면 끝나는 버피는 바쁜 아침에 압축적으로 시간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부상 위험이 있으며, 일어나면 버피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어나기 싫어질 수 있다. 과유불급이다.
유튜브를 틀어 놓고 영상을 따라 하는 것도 아주 좋은 전략이다. 어영부영 따라 하다 보면 끝까지 하게 되므로, 도중에 그만둘 가능성이 매우 낮다.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 영상을 찾아가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약점이다. 휴대폰 화면으로 해도 좋지만, 운동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큰 화면으로 보면서 동작 하나하나를 정확히 따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상에 나오는 운동을 외울 정도가 되면, 휴대폰 화면으로 구령만 들으며 해도 문제없고, 그냥 혼자 해도 물론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