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으로 갓생 살기 - 아침 (4) 아침 루틴 커스터마이징
숙제는 일찍 해치운다
루틴의 기본은 아침 루틴이다. 숙제할 확률이 가장 높은 시간이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아침 시간이라서 그렇다.
아침에 할 일은 루틴으로 만들어 몸이 기억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깨자마자 일어나면서, 즉 바닥에 발을 디디면서 오늘도 좋은 아침이라고 큰 소리로 말하자. 분명 남사스러운 행동이지만, 자기 암시의 외침이나 시각화보다는 덜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생리적 현상, 즉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도 루틴에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아침에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을 조언하는 책들도 많다. 자는 동안 일어난 탈수 현상을 해결하고, 교감 신경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이 행동은 소화기를 깨워 지금이 아침임을 상기시켜 준다.
위-대장 반사(gastro-colic reflux)라고도 불리는데, 간단히 말해 우리 몸을 화장실로 유도한다. 물 한 잔 마시기를 루틴에 넣으면, 화장실 가는 것이 저절로 포함되는 셈이다. 습관 만들기에 관한 책들을 보면, 이런 식으로 연쇄 행동을 묶어 하나로 만드는 전략이 종종 추천된다. 이왕 물 마시는 김에, 연쇄 행동을 하나 더 포함시켜도 좋다. 유산균이든 비타민이든 아침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이다. 화장실에서 나온 다음에는 체중을 재고, 기록도 해보자.
생리적 현상을 해결한 다음이라면 곧바로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준비 운동은 딱히 필요 없다는 것이 현대 운동 과학의 결론이지만, 준비 운동을 해서 나쁜 점이라면 시간을 조금 빼앗긴다는 점 정도뿐이다. 준비 운동은 앞으로 하게 될 운동의 약한 버전이 좋다는 것이 현대 운동 과학의 결론이다. 예를 들면, 본 운동으로 스쿼트를 하겠다면, 준비 운동으로 가볍게 앉았다 일어서기를 1분 정도 하는 것이다.
루틴 커스터마이징
그다음에 뭘 하든, 그건 당신 자유다. 아침에 얼마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며, 상황에 따라서도 다르다. 평일과 휴일이 다르고, 출장이라도 있는 날은 평소와 또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스케줄 핑계로 숙제를 제끼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스케줄 변동이 발생했다면, 바뀐 그 스케줄에 맞추어 어떻게든 오늘 분량의 숙제 만큼은 해낼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양심의 가책을 가지고 하루를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
에너지 수준 또한 사람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아침에는 힘이 없어 움직이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인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무리한 운동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부상뿐이다. 누가 나에게 부과한 숙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챙기는 아침 루틴이다. 반드시 오늘의 숙제를 끝내도록 하되,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하자.
모든 습관이 그렇듯이, 아니, 우리 인생이 그렇듯이, 처음부터 완전한 루틴은 없다. 개별적인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서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실행하면서 이런저런 비효율성과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완전한 계획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만약 존재한다면 그것은 유연성이 뛰어난 계획일 것이다.
2023년 현재, 나의 아침 루틴
현재 나의 아침 루틴은 화장실, 물/영양제, 체중 측정, 운동, 블로그 포스팅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블로그 포스팅은 주말에 써 놓은 것을 업로드만 하는 것이라서, 해시태그 붙이는 데 필요한 시간 2분 정도면 충분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2023년 현재의 아침 루틴이다. 예전에는 미라클 모닝 루틴을 거의 정석대로 지켰던 적도 있었고, 아예 아무것도 안 하던 때도 있었다. 지금 루틴도 하나하나 고치고 기워서 현재의 모습에 이른 것이다. 새로 추가된 것도 있고, 있다가 빠진 항목도 있다.
내 다른 모든 루틴과 마찬가지로, 아침 루틴은 해비티카로 관리하고 있다. 빼먹는 날도 당연히 있다. 해비티카로 관리하기 때문에, 그나마 빼먹고 지나가는 일이 별로 없는 편이다. 아침이 아니라도 나중에 할 수 있는 것들은 그때 하면 된다. 예컨대 블로그 포스팅은 자주 빼먹기 때문에 저녁에 올리는 일도 많다.
루틴에 새로 포함할 아이템은 어디에서 찾을까?
책을 읽자. 책을 읽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나는 일이 자주 생긴다. 루틴에 새로 포함시킬 뭔가를 만나는 일도 자주 있다. 단지 자기계발서에서만 그런 아이템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소설이나 에세이, 위인전, 심지어 수학책에서도 시도해 볼 가치가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만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장에서는 책 읽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