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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Dec 27. 2020

가볍게 읽는 커피 상식

[독서 메모] 커피 상식 사전 / 트리스탄 스티븐슨

지금까지 읽은 그 어떤 커피 상식 서적보다 훌륭하다. 흥미로운 잔편 상식과 실용적 노하우가 잘 섞여 있다. 싱가포르의 최고급 호텔에서 판다는 스트레이츠7도, 커피 버터도 만들어봐야 하는데 요즘 왠지 시간이 없다. 아니, 에너지가 없는 건가? @_@;;


이하, 발췌/요약.


*****


>> 토막상식


커피에 버터를 넣는다면, 그 반대는 어떨까? 정제버터 750그램에 따뜻한 필터 커피 250ml를 잘 섞은 후 냉장고에서 굳히면 된다. 커피 향이 어우러진 맛 좋은 버터다. (간단한 발상의 전환이지만, 훌륭하다!)


디카페인 생두는 최상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품질을 가리기 위해 다크 로스팅을 한다.


공정무역이 생산자에게 더 높은 소득을 보장한다면 좋겠지만, 절차의 투명성이 부족하다. 조합 단위로만 가입이 된다는 것도 문제고, 도덕적 해이의 문제 소지도 있다.


카페인 각성의 비밀은 카페인과 아데노신의 화학적 유사성에 있다. 아데노신은 피로를 느끼게 하는 물질인데, 그 자리를 카페인이 차지해 버린다.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은 아미노산과 당분이 반응해 나타나는 갈변 현상이다. 잘 볶은 커피는 물론, 토스트, 스테이크, 갓 구운 빵의 매력은 모두 마이야르 반응 덕분이다.


>> 로스팅


1차 크랙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드럼식 로스터 기준으로 로스팅 시작 후 7~9분 사이에 나타난다. 로스터 평균 온도가 190도일 때 1차 크랙은 30~120초간 지속된다.


1차 크랙 이후부터 생두는 드디어 음용 가능한 원두가 되었다고 보면 된다. 2차 크랙은 1차 크랙 후 2~5분 후에 나타난다. 로스팅이 진행됨에 따라 신맛이 줄어들고 쓴맛이 증가한다.


로스팅 정도는 다음과 같다 >> 시나몬(1차) - 시티 (1-2차 중간 지점) - 비엔나(2차 초기) - 풀 시티(2차 중반) - 프렌치 (2차 이후까지)


약배전(시나몬 로스트) 커피는 신맛이 강해 프렌치 프레스에 어울리며, 에스프레소에는 맞지 않다. (프렌치 로스트가 아니라 약배전이 '프렌치' 프레스에 어울린다는 사실. ㅡ.ㅡ;;)


산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압력 용기에 넣어 냉동보관하는 것이 최고다.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 최고. 전문가인 저자도 소분 냉동 보관을 즐긴다고 한다. 캡슐을 사용하는 나에게는 별 상관 없는 이야기.)


>> 추출법과 레시피


저울을 이용해서 더 맛있는 커피를 즐기자! (나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짐속에서 자고 있던 주방저울을 꺼냈다. 추출 비율 측정에도 좋고, 커피와 우유의 비율을 맞추는 데도 그만이다.)


한번에 추출해내는 더블샷의 무게는 30~45그램이고, 추출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25~35초 정도다. (네스프레소 기준으로 25~35초는 너어무 긴 듯. 그러나 추출 무게는 중요한 정보다.) 마키아토의 경우에는 커피와 우유의 비율을 1대1 정도로 하지만 얼마든지 변형이 가능하다. (실험해보니 1대1은 너무 심하고 우유를 커피의 두 배 정도로 해도 충분히 쓴 듯.) 


인스턴트 커피의 강도는 쓴맛의 정도를 표현한 것이고, 추출 커피의 농도는 물 대비 커피 성분의 비율을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의 추출 비율은 1:1.5다. 원두 무게의 1.5배 만큼 추출하라는 얘기다. 들어간 물 무게로 측정하지 말고 추출된 음료의 무게로 측정하라. 커피 원두 1그램이 대략 물 2ml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추출 비율 1:1.5는 네스프레소에는 맞지 않는다. 네스프레소 한 캡슐의 무게는 겨우 5그램이다. 그걸로 커피 7.5그램을 뽑으라고? 추출 시간이 아마 1.5초 정도 될 듯.)


커피를 뽑을 때 처음에는 신맛, 그 다음에 단맛, 그리고 나중에 쓴맛이 추출된다.


스트레이츠7

재료(1잔) - 에스프레소 30, 연유 30, 전유 100, 설탕 5그램, 고운 흑후춧가루 한 꼬집, 고운 소름 한 자밤

연유, 전유, 설탕, 후추를 스테인리스 피처에 넣고 잘 저어 섞는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 피처 안의 내용물을 65도 정도로 스티밍한 후 취향에 맞춰 에스프레소 위에 붓는다. (연유가 조금 꺼려지기는 해도, 반드시 시도해 봐야 하는 음료다. 저자는 '너무 맛있어서 괜히 죄책감이 느껴지는' 음료라고 말했다!)


종이 필터와 비교했을 때, 헝겊 필터의 가장 큰 장점은 향미 성분이 풍부한 지방질을 거르지 않고 살려낸다는 점이다.


필터 커피의 경우 뜸들이기(블루밍)가 중요하다. 종이 필터의 경우, 원두 32그램에 물 50ml를 골고루 부어 30초간 뜸을 들인다. 그리고나서 나머지 물 430ml를 천천히 나선형으로 붓는다. 물의 높이는 필터의 3/4 가량을 채울 정도로 유지한다.


에어로프레소로 2인분을 뽑고 싶다면, 진하게 한 잔을 뽑아 물을 섞는다. 고운 필터용으로 분쇄한 원두 30그램을 넣고 물 240ml를 붓는다. 40초간 우려내고 물 200ml를 첨가하라. (이 책에 나오는 커피 추출 방법 중에서 유일하게 아직 못 해본 것이 에어로프레스다. 하나 장만해야 할 듯.)


에어로프레스 역 추출법 (원두가 물에 잠기는 시간을 길게 해서 프렌치프레스와 유사한 맛을 낸다.)

1. 필터 캡에 종이 필터를 장착하고 뜨거운 물을 다량 부어내 씻어낸다.

2. 체임버를 뒤집어 실린더 위에 놓고 실린더의 고무링이 체임버 벽면에 밀착하도록 조정한 후 1cm 가량 겹치도록 끼운다.

3. 에어로프레소를 뒤집어진 모양 그대로 전자 저울 위에 놓는다. 원두 16그램을 체임버에 넣는다.

4. 온수 240ml를 부은 다음 젓는다.

5. 3분 동안 추출한 후 다시 짧게 한 번 젓는다. 필터 캡을 장착한 뒤 커피잔에 뒤딥에 올린다.

6. 실린더를 부드럽게 눌러 추출액을 밀어낸다. 추출 시간은 20초 정도다.

7. 에어로프레스를 닦는 동안 커피를 식힌다.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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