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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Aug 12. 2022

둔필승총 220812

요즘 읽은 책들

곽경희, <남편이 자살했다>


이혼 하루 전날 자살한 남편. 아이 넷을 위해 살아야 했던 저자의 이야기. 


- 세상에 내 편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살려고 애를 쓰면 누군가 달려와서 실컷 짓밟아버리는 기분이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내게 위로나 격려는 고사하고 오히려 나를 밟고 지나가고, 일어서려는 나를 다시 밀치는 듯했다.


- 우울증이 심한 사람은 아기처럼 무작정 자고 먹고 쉬어야 한다.


- 자살하려다 실패해서 스스로 음식을 못 먹는 환자가 있었다. 코에 연결된 튜브로 칼로리만 맞춘 영양식을 공급 받는다. 스스로 가래를 뱉을 수 없어 목어 구멍을 내어 관을 꽂아 규칙적으로 가래를 뽑아낸다. 그때마다 그의 몸은 움찔거리며 몸서리를 쳤다. 소변줄을 꽂고 기저귀도 늘 차고 있어야 한다. 대변을 제때 치워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정기적으로 콧줄, 목의 튜브와 소변줄도 갈아야 한다. 그럴 때마다 고통스러워 한다. 체위 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금세 피부에 물집이 잡히고 썩기 시작한다. 그러면 빨간 소독약을 거즈에 뭍혀 썩는 살갖을 빡빡 문질러 새살이 나오게 해야 한다. 고통에 몸부림 친다. 이제 자살도 할 수 없다. (276-277)


- 어릴 때부터 외로움과 공허함의 고통으로 힘겨워했다. 결혼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더 극심한 외로움과 공허함에 시달려야 했다.


- 병원에 근무하며 본 자살 시도자들의 상당수가 응급실에 실려 와서는 살려달라고 애원한다. 그리고 몹시 후회한다.



다이앤 애커먼, <마음의 연금술사>


다재다능한 저널리스트의 뇌과학 탐구. 내용보다 글 매무새에 힘을 쓴 것은 직업으로 생긴 버릇이니 그렇다 치고, 사례를 나열하는데 3개도 5개도 아닌 50개를 나열하는 것은 일종의 이상한 유머 감각일까? (기자답게, 곁다리 이야기로 빠져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 미덕도 물론 가지고 있다.)


- 좌뇌가 손상되면 언어능력에 지장이 생긴다. 뇌의 가소성으로 말하는 능력은 회복되나, 글쓰기 능력은 그렇지 않다. 글쓰기는 진화과정의 유산이라기보다 기술에 가깝다.


- 우뇌는 부정적 감정, 좌뇌는 긍정적 감정을 관장한다. 좌뇌 활동이 지배적인 사람들은 자신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프랜시스 크릭 왈, "한 뉴런이 다른 뉴런에게 전달하는 것은 자신이 얼마나 흥분했는지뿐이라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 측두엽의 특정 부분이 자극받으면 사람들은 신비적인 초월을 느낀다.


- 칠판에 분필 미끄러지는 끔찍한 소리 = 맹수 발톱이 바위를 긁는 소리


- 돌고래의 렘 수면은 흔적만 남아 있을 정도로 짧지만, 기억력은 훌륭하다.


- 자아는 조각상보다는 레퍼터리에 더 가까운 복수명사다. 우리는 상황에 따라 내보이는 자아를 바꾼다.


- 뇌는 자극을 갈구한다. 입력되는 정보가 적으면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낸다. 유령이 주로 밤에 나타나고 으스스한 집의 조명이 어두운 것도 무리가 아니다.


- 과거는 행복한 느낌으로 채색된다. 힘들었던 기억은 잊혀진다.


- 쌍둥이 연구 결과, 유전적인 요인이 행복감에 50%나 영향을 미친다.


- 경이는 아주 부피가 큰 경험이다. 경이가 가슴을 채우면 다른 것이 들어설 자리가 남지 않는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경이로운 것들을 배우며 행복할 수 있다.


- 영어에서 -dous로 끝나는 단어는 네 개뿐이다. horrendous, tremendous, hazardous, stupendous.


- 간과 혈액 속의 유전자는 인간과 침팬지에서 비슷한 행동을 보였지만, 뇌에서는 전혀 달랐다. 인간의 유전자가 뇌에서 훨씬 더 많은 단백질 제조를 승인한다. - 이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프리온과 베타 아밀로이드도 단백질이니까. 기능이 있는 곳에 고장도 있는 것이 당연하기는 하다.


- 여러 영장류에서 전이인자(염색체들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는 바이러스성 DNA)들을 연구한 결과, 인간에게는 전이인자가 발견되었으나 침팬지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인간과 영장류 사촌들 사이의 분화는 바이러스에 의해 촉발되었을 수도 있다.


- 동물원을 여러 차례 탈출했던 오랑우탄 푸만추는 사람들이 있을 때는 클립을 입술 아래에 숨겨두었다가 사람들이 없을 때 클립을 이용해 자물쇠를 따고 탈출했다. 푸만추는 자기 몸이 인간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의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의식의 증거다.


- 살인자들의 좌반구는 정상인들에 비해 덜 활동적이고, 우반구는 더 활동적이다. - 좌뇌가 긍정적 감정이라며? 안 잡힌다는 긍정적 환상에 살인을 저지르나?




신재현, <나를 살피는 기술>


- 감정 변화와 행동, 생각들에 대해 꾸준히 복기하다 보면, 감정이 변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게 된다.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는 선택지가 훨씬 많아진다.


- 거리를 두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점수를 매겨보는 것이다.


-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채는 순간, 기세 좋은 파도가 포말로 부서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 해묵은 감정과 기억을 적어본다. 각 항목에 대해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해본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 약간 의심스럽군.


-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스스로 물어라.1. 내일 걱정하는 일이 모두 사라진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2. 내일 당장 사망한다면,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뭐라 말하기를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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