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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Sep 09. 2022

둔필승총 220909


오스카 와일드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의 대표작. 현학적인 스타일에도 불구, 이 소설이 제안하는 알레고리 자체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너무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 "천박한 사람들이나 감정을 정리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거죠. 스스로의 주인인 사람은 기쁨을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이나 쉽게 슬픔도 끝낼 수 있어요. 난 감정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요. 난 감정을 이용하고, 즐기고, 지배하고 싶어요." - 도리언 그레이는 현재를 사는 사람이다.



제이콥 애펠, <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의료현장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딜레마를 무려 79개나 소개한다. 주제당 글 분량은 작지만, 문제 제기를 통해 생각해보게 하는 데 이런 책의 진가가 있다. 의학적 딜레마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가 느껴보라.


- 2017년 스탠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서로 다른 정부기관이 보유한 DNA 정보를 연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 이런 거 증명하는 게 뭐 대수냐 싶겠지만, 정부의 거짓말을 파훼했다는 게 포인트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미국은 평범한 죄수들에게도 강제 영양공급을 사용한다.


- 부모가 의학적 이유로 아이게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을 권리만큼은 모든 주가 인정한다. 하지만 의사가 이 아이를 계속 진료할 법적, 윤리적 의무를 지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 백신 접종에 관한 한, 우리나라와는 논점이 전혀 다르다.


- 비윤리적인 실험 결과를 이용해도 되는가? 나치가 행한 실험들이 극단적인 사례다.


- 환자가 의료진의 인종이나 성별을 문제삼는 일은 빈번하다. (조디 피코의 소설에서처럼) KKK 단원이 백인 의사를 요구하는 것은 그냥 딱 봐도 짜증나지만, 임신한 10대 소녀가 여성 의사를 요청하는 경우는 누구나 고래를 끄덕일 것이다. 신앙이 개입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 몇몇 주는 태아를 코카인에 노출하는 여성을 기소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2001년에 한 여성이 약물 사용 후 태아를 사산하자 살인 혐의로 기소해 12년 형을 선고했다.


- 시신이 바뀐 경우는 갓난아이가 바뀌는 것과는 논점이 다르다. 아이가 바뀌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과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시신이 바뀌어 다른 사람의 무덤을 방문하는 것은 별 피해가 되지 않는다.


-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환자들이 자신의 상태에 절망하여 인공호흡기를 꺼달라고 요구하는 일은 흔하다. 문제는 이런 요구가 충격이나 우울로 인한 해로운 소망일 수 있다는 것이다.


- 환자들은 흔히 할인거래를 한다고 한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생각보다 나쁘다는 사실을 알면, 눈높이를 낮춰 건강할 때라면 받아들이지 않았을 낮은 삶의 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새로운 삶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감동적인 스토리의 주인공들도 있다. 그러나 언론은 시설에서 조용한 절망에 빠져 살아가며 죽기를 원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다키자와 슈이치, <아니 쓰레기는 뭐지?>


일본 개그맨의 청소부 투잡 경험기. 36세에 운전면허도 없는 자신을 받아주는 곳은 이곳밖에 없었다고. 외노자가 많을 것 같지만, 부업을 뛰며 다른 꿈을 좇는 사람들이 많은 세계였다. 배우, 성우는 물론이고 권투 선수에 자위대 대원까지... (자위대는 설마 전 자위대원이겠지. 군인이 투잡을 뛸 수 있을 리가.)


- (저자와 같은) 전문가들은 그냥 들어만 봐도 쓰레기 봉투에 뭔가 이상한 게 섞여 있는지 안다.


- 부유한 지역 쓰레기는 대개 자기를 위한 투자의 결과물들이다. 정크 푸드 포장은 잘 나오지 않는다.


- 이사 오기 전에 가까운 편의점 쓰레기통을 체크하라. 가정집 쓰레기가 잔뜩이라면 쓰레기 예절이 꽝인 곳이고, 그런 곳은 대개 더럽다.


- 1인당 쓰레기 배출량은 일본이 압도적인 1위란다. 연간 320kg으로 2위인 프랑스의 180kg를 아득하게 능가한다.


- 쓰레기 소각 잔여물(재)로 슬러그라는 인공모래를 만든다. 인체에 무해하여 아스팔트나 콘크리트에 섞는다. - 정말 무해한지는 한 10년 이상 지나봐야 알 것이다. 하긴, 콘크리트에는 각종 유해한 게 이미 많이 섞여 있으니 별 차이가 없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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