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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Oct 28. 2022

과거는 바꿀 수 없다

[책을 읽고] 전미경,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당연한 얘기지만, 과거는 바꿀 수 없다.

그런데 수많은 심리 치료 전문가들은 과거를 바꾸려 한다.

물론 과거 자체가 아니라 과거에 관한 <인식>을 바꾸겠다는 것이지만, 그게 과연 현명한 일일까?

게다가 그 관습의 이론적 기반은 프로이트다.

수십 년 전에 심리학계에서 퇴출당한 그 프로이트 말이다.



과거는 잊고 현재를 살아라


이 책은 과거 대신 현재와 미래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저는 과거의 무의식, 과거의 트라우마와 관계없이 우리는 현재로부터 바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입장에 많이 가깝습니다. (116쪽)


심리적 분리는 심리 치료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개념이다.

생각과 감정을 분리해야 하고, 불편한 상황이나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해야 하고, 불행했던 과거와 자신을 분리해야 한다.


과거를 똑바로 들여다보고, 과거가 사실은 그렇게 끔찍하지 않다고 인식을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인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고, 그 과정에서 불행했던 과거를 다시 떠올려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불행하다.

<스톱 씽킹>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냥 과거를 잊고, 생각을 멈추고, 현재를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을 사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나만의 개성을 구축하라


저자는 자존감을 갖기 위해 자신만의 시그니처를 가지라 말한다.

'시그니처'라는 말을 쓰지만, 그냥 개성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남들과 비교하는 대신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면, 비교에서 벗어나 현재를 즐길 수 있다.


저자는 수영 교실에서 알게 된 유쾌한 아저씨에 관해 말한다.

할머니들과 수다도 잘 떨고, 다소 무례한 농담도 유쾌하게 넘어가는 그 사람은 아마도 세일즈맨 출신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현직 대학교수였다는 것이다.


그분은 수영교실에 올 때 대학교수라는 정체성이 아닌, 수영을 즐기는 유쾌한 아저씨라는 정체성만 갖고 오시는 겁니다. (147쪽)


물론,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가 어느 상황에서나 스스로를 존중할 수 있는 '나만의 개성'을 구축할 수 있다면, 가능한 경지일 것이다.



홀로 서라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려면 타인과 다양한 관계를 경험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상처에도 의연하려면, 우리는 먼저 홀로 서야 한다.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랑을 하려면 먼저 혼자 서 있어야 한다."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자존감이란 어쩌면 외로워질 용기다.



자존감은 감정 상태가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이다


모욕적인 일을 겪으면 누구나 불쾌하다.

그러나 불쾌한 감정을 생각으로 옮기면 정말로 불행해진다.

모욕적인 일을 겪어도 될 만큼 자신이 가치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자존감이다.


부정적인 상황과 감정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긍정적 경험과 정서의 목록이 충분해야 한다.

그런 경험을 쌓기 위해, 타인과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불쾌한 상황을 맞닥뜨려도 감정에 매몰되는 대신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혼자 여행을 하면 다른 사람과 사심없는 관계를 맺어볼 확률이 높다.

사람과 관계 만들기가 어렵다면, 우선 동물이나 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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