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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Feb 20. 2023

둔필승총 230220

카를로 로벨리, <만약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면>


카를로 로벨리의 책을 읽는 게 네 번째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나는 시답잖은 주장을 대단한 이론이라 생각해온 것이다. 시간의 화살이 엔트로피의 방향이라는 것은 대학생 수준의 상식이다. 그동안 내가 이 사람의 책을 잘못 이해한 것인가? 나는 그의 이론이 줄리안 바버의 <플라토니아> 개념의 수학적 모형이라 생각해 왔다. 이럴 수가.


시간의 흐름은 열역학적, 다시 말해 통계적 현상이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그 비가역성은 생명체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결국 생물중심주의가 옳다고 이야기해야 하는가? 그건 인간이 만물의 척도라든가, 신의 최애 창조물이라는 과거의 사상과 과연 무엇이 다른가?


출근길에 읽기 시작해서 점심 시간에 끝냈다. 역시 카를로 로벨리.



박은정, <햇빛도 때로는 독이다>


너무 거시적 접근이라 실생활 팁은 별로 없다. 나노 물질의 위험성을 한참 말하고 나서, 나노 물질이 과연 위험한가, 아직 잘 모르지만 조심하자, 라고 톤을 낮추는 부분은 잠시 벙쪘다.


- 지식보다 지혜. 세제가 다 헹궈졌는지 알아보는 방법은, 다름 아닌  뽀드득 소리다.



정호연, <불편한 편의점 2>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약간의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속편을 읽었지만, 속편은 역시 아니다. 같은 사건을 다른 시점에서 다시 얘기하는 것만으로 재미있을 거라 생각하는 작가의 마음도 이해가 안 된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건 1편과 같지만, 재미도 감동도 없다.



김한솔, <슬픔은 원샷, 매일이 맑음>


제목이 말하듯, 슬픔은 그 순간에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희귀병으로 어느 날 갑자기 시각장애인이 된 작가는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사회의 편견과 제도적 허점에 맞서 씩씩하게 살아간다. 시각장애인은 무슨 직업이든 가질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시각장애인 파일럿과 외과 의사도 있다고 한다.


- 이제는 누군가 내게 어떤 장소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하면 눈이 보일 때보다 더 많은 것을 떠올리고 이야기한다.



필리프 마이스너, <결정의 기술>


5쪽 짜리 보고서를 책 한 권으로 만드는 비법을 가르쳐주는 책. 정리는 잘 된 편이지만 이미 다른 무수한 책들이 다룬 내용을 짜집기한 것이고, 고릴라를 곰이라고 쓰는 등 소소하지만 거슬리는 오류가 많다. 읽는 데 두 시간도 안 걸린다.


- 결정이 옳았는가에 대한 평가는 미래에 결과가 나오는 시점이 아닌 결정 시점에 평가되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ryJXDpZo


1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라. 왜라는 질문을 반복하면 진짜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


2 최적의 조언자를 구하라. 비슷한 문제를 해결한 사람이 좋다.


3 비판적인 의견을 구하라.


4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내 결론을 검증하라. (1. 결정이 완전히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가정한다. 2. 5분 정도, 실패의 원인을 빠짐없이 적어본다. 3. 각각의 원인에 대해 대비책을 써보라. 4. 대비책이 현실적인지 평가한다. 5. 가장 중요한 대비책을 기존 결정에 통합해본다.) - 10년쯤 전에 어느 사이트에서 본 pre-mortem이다.


5 하루 밤 자고 생각하라. (Sleep on it.)


6 두려움 대처. 이 결정으로, 10분 뒤, 10개월 뒤, 10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본다.


7 결정하라. 기한을 설정하고, 지인들에게 기한을 알리고, 체크리스트를 검토한 뒤, 결정하라.



브루스 파이프, <코코넛 오일의 기적>


헐, 이런 책을 왜 이제야 읽고 있지? (띠지 광고 문구 정말 거슬리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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