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밀가루 음식을 폭식하고 나니, 손톱 근처 피부가 부어올랐다.
글루텐 민감 증상의 하나다.
며칠 동안 뭘 얼마나 먹었는지, 확인해 보았다.
계속해서, 하루도 빠짐없이 밀가루 음식을 먹었으며, 대개의 날에 많이 먹었다.
글루텐 폭탄은 땅콩에서 시작되었다.
땅콩이 별로 좋지 않은 음식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땅콩을 끊어보기로 했다.
문제는, 땅콩을 대신하는 것으로 호두와 캐슈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
땅콩의 빈 자리를 채운 것은 결국 엄청난 양의 밀가루 음식들이었다.
직접 만들어 보니 팥빵 만들기가 어렵지 않아, 빵을 엄청나게 먹었기 때문이다.
일주일 동안 하루에 서너 개씩 빵을 먹으면 없던 셀리악 병이라도 생길 것이다.
체크해 보니, 8일 동안 하루를 빼고 모든 날에 팥빵 또는 크롸상을 3~4개 먹었으며, 심지어 5개 먹은 날도 있다.
빵을 안 먹은 날은 새우깡 조금과 초코다이제 2팩을 먹었다.
이러니 문제가 안 생길 수 있나.
그런데 빵을 먹기 전날도 피자 1/2판, 초코다이제 1팩, 그리고 사리면을 먹었다.
이쯤 되면, 빵 문제라기보다 밀가루 문제다.
견과류 섭취량과 밀가루 섭취량을 차트로 그려보았다.
견과류 섭취는 비교적 일정한 반면, 밀가루 섭취는 매우 다르다.
밀가루 욕망을 억제하기 위해 견과류를 섭취하는 것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
밀가루 누적 섭취가 일정 수준을 초과했을 때, 대미지가 발생했다.
글루텐은 24~48시간 안에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그러나 그 사이에 대미지를 입히고 빠져나간다.
대미지가 누적되어야 증상으로 나타난다.
선 이하 면적이 누적 대미지에 영향을 주었겠으나, 더 중요한 것은 쉬는 시간이다.
글루텐이 없는 상태로 어느 정도의 시간(48시간?)을 보낸다면, 쉬는 동안 대미지 받은 시스템에 유의미한 수준의 힐이 들어온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틀 동안 밀가루를 안 먹거나, 며칠간에 걸쳐 조금만 먹는 휴지기를 가지는 전략이 좋을 수 있다.
일단, 일주일 정도 글루텐프리 식단을 시험해볼 생각이다.
문제는, 글루텐 민감성 관련 증상 중 피부 트러블은 가장 나중에 개선된다는 점이다.
다음 글에 따르면, 소화계 증상이 가장 빨리 없어지고, 피로와 브레인 포그가 그 다음이며, 피부 트러블은 제일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이 말을 거꾸로 풀어보면, 피부 트러블은 글루텐 민감성의 가장 초기 증상이라는 것이다.
더 심해지면 피로와 브레인 포그가, 거기에서 더 나아가면 소화계 증상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나는 피부 트러블 외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