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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말 May 25. 2023

둔필승총 230525

딜런 에반스, <유토피아 실험>

대학 교수 직을 사임하고 집도 팔고, 문명이 붕괴했을 때 살아남는 방법을 훈련하겠다고 그는 스코틀랜드로 갔다. 언어학, 철학 전공 후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라캉을 연구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치기(?)로 커리어를 대차게 말아먹었다는 점에서 동료 의식 내지 동병상련을 느낀다. 안 해보고 후회하느니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는 말로 자기 위로를 한다는 점까지도.


찰스 램, <돼지구이를 논함>

이런 유쾌한 수필가가 존재했다니! (알고 보니 코울리지의 친구였다.) 거의 모든 글이 좋지만, <은퇴자>, <섣달 그믐날>, <대도시에서 거지를 쫓아내는 데 대한 불평>, <회복 중인 환자>가 참 좋다.


서중원 등, <나, 함께 산다>

시설을 나온 장애인들의 이야기.


이시하라 니나, <나쁜 피가 내 몸을 망친다>

일본식 전통의학. 웃기는 것도 많지만 혈자리 지압 같은 건 해서 나쁠 것 없다고 본다.


- 뜨거운 수건은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만들어 쓴다. (전자레인지 넣기 전에 물은 꽉 짜라.)

- 경추는 변형이 잘 되므로 따뜻한 수건으로 풀어준다.

- 여름철에도 양말은 온종일 신고 있자.

- 캐프레이즈 할 때, 레그워머를 신고 해도 좋다.

- 생강차에 무설탕 코코아를 넣어 보자.

- 자려고 누운 상태에서, 발로 복사뼈와 종아리를 문질러 주자.


주쯔칭, <아버지의 뒷모습>

루쉰의 약간 다음 시대를 살아간 주쯔칭의 수필 모음. 1920년대 중국이라, 여성과 아이에 관한 시각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시대적 제한을 감안하고 보면 참 좋은 글들이다. 기차에서 자신을 노려본 백인 꼬마에 관한 글은, 뒤틀린 시대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꼬마의 행동은 그야말로 나치를 보는 듯하지만, 아이는 보는 대로 배운다. 그 당시 백인의 눈에게 중국인은 인간 이하의 존재였던 것이다.


줄리아 로스먼, <음식해부도감>

음식과 식문화에 관한 이런저런 토막상식과 그림. 보는 사람보다 그린 사람이 더 재미있었을 듯.


이미화, <수어>

수어를 배우며 느끼는 이런저런 감상. 따뜻한 에세이다.


안병은,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정신 질환에 대한 생생한 묘사, 이들을 사회가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말 훌륭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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