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
아이를 안고
조그맣고 연약한
손끝을 다듬는다.
손톱 조각이 떨어질 때마다
흩어지는 어제와 오늘들.
손끝에 닿는
흰 조각들을
조심스레 다듬고 다듬으며,
작은 마음의 끝을 더듬어 본다.
내가 닿을 수 없는 울타리 너머
작은 몸을 웅크리고
작은 두려움에
홀로 떨고 있는 너.
다듬어도 닿지 못하는
어딘가를 남긴 채,
울타리 너머 손길을 내밀어도
닿지 않는 벽에
그저, 마음만이 머물다 돌아온다.
조그맣고 연약한
아이의 손끝을 다듬다 보면,
작은 생명이
나를 한 뼘씩
슬픈 어른으로 깎아낸다.
202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