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 때 글쓰기
생각이 많다는 건 행복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다. 생각이 많은 건 참 좋지요. 사고가 점점 깊어지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제게 문제가 하나 있어요. 생각의 귀결이 모두 '불안'으로 끝납니다. 어떤 생각을 하든 그 끝은 그래서 뭐 하지? 내가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런 식의 부정적인 질문으로 끝납니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숨통이 조여듭니다. 어쩌면 스스로 내 목을 조르고 있는지도 몰라요.
이렇게 부정으로 끝나는 제가 싫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다만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공부머리가 아닌 건지 책만 피면 눈이 침침합니다. 글자를 보면 눈이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글을 읽고 이해를 해야 하는데 자꾸 막힙니다. 잠깐 읽고 침대에 눕고를 반복하면 이미 하루는 지나가버리죠.
모든 걸 다 떠나서 체력이 부족하단 걸 느꼈습니다. 어릴 때야 기본적인 체력이 있으니 운동을 안 해도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좋아하고 즐겁게 했던 게임을 한다 해도 의자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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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데미지를 입은 후에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 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구호 밖에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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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생'의 명대사입니다. 백 번 천 번 공감하는 격언입니다. 그래서 체력을 기르기로 마음먹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헬스는 나랑 안 맞는다는 걸 잘 알기에 시작한 클라이밍. 단기적인 목적지, 내가 가야 할 목표가 눈앞에 보이니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습니다. 매일매일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오늘의 내가 되자는 목표를 가지고 임한 지 한 달째. 어제보다 나아지려면 한 걸음 더 걸어야 하죠. 그러다 보면 방전됩니다. 집에 오고 씻으면 바로 침대로 직행합니다. 뭘 생각할 여유도, 행동할 체력도 남지 않습니다. 뭐, 평소에 잡다한 생각과 부정과 불안으로 가득한 것보단 낫지만……. 아무 생각 없이 뻗다 보니 이게 맞는 건가 싶네요. 그래도 의미 없이 걱정만 하는 것보단 낫겠지요.
잡다한 생각이 많을 때,
걱정이 너무 많아 잠 못 이룬다면
육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여 보세요.
몸이 지쳐 생각하는 걸 그만두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