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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아무개 Jun 07. 2021

어른이 된다는 건(2)

심심할 때 글쓰기

며칠 전 글을 쓸 때,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사회의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 그것이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어른이 되지 못한다. 나이는 찼지만 행동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거나 혹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거나……. 나는 그런 어른을 많이 만났었고,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배웠다. 

얼마 전 대구의 집과 인천에 있는 집 천장에 곰팡이가 생겼다. 처음에 좁쌀만 한 크기라 신경 쓰지 않았는데 하루 이틀 시간이 갈수록 심하게 번지더라. 그제야 뭔가 잘못된 걸 느꼈다. 다만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기에 지식인과 주변 사람에게 자문을 구했다. 결과는 누수였다. 누수라……. 참 성가신 일이 생겼다. 누수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게 윗집에서 새는 경우가 많다. 벽지야 새로 도배를 하면 되지만 누수를 잡지 못하면 며칠 뒤 곰팡이가 다시 생긴다. 해결책은 업자를 불러 누수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고, 그곳을 수리하는 것. 

다만 '위층'이 원인이라면 윗집에서 누수를 확인해야 하는데, 대게 협조적이지 않다. 우선 대구의 집, 위층에는 할머님 혼자 살고 계신다. 찾아가서 누수 때문에 검사를 해야 하니 도와달라고 말씀드렸지만 "난 모른다."라고만 말씀하시면 문을 닫았다. 아아, 시작부터 험난하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도 십분 이해는 한다. 누수의 원인이 윗집으로 확정될 경우 누수탐지 비용 + 도배 비용을 윗집에서 다 물어줘야 한다. 때문에 갑자기 돈 나갈 일이 생기니 반갑지는 않겠지. 이해하지만 책임은 져야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찰나 윗집 할머니의 따님을 만났고, 현재 상황을 설명드리니 해결해 주셨다. 대화가 통하는 분이라 다행이었다. 

대구 집은 그렇게 해결됐지만 인천 집이 남았다. 마찬가지로 인천 집 총무님께 사정을 말하고 윗집 연락처를 달라고 말씀이는데, "줄 순 있는데, 웬만하면 전화하지 마요. 좋은 게 좋은 거고, 괜히 이웃끼리 얼굴 붉힐 필요 없잖아요? 그것보다 윗집 할머니 말이 아예 안 통하는 사람이에요." 좋은 게 좋은 거라……. 참 많이 들어본 말이고, 혐오하는 문장이다. 보통 저 문장이 나오는 경우는 절대 좋은 경우가 아니다. 누군가 손해 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다. 그리고 손해 보는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며칠 전 폐기물 업체에서 덤탱이당한 이후로 조금 단호하게 살기로 했다. 그건 이 상황에도 적용된다. 어찌 됐든 누수의 원인은 대게 윗집이 확실하지만 혹시 몰라 업체를 불러 다른 곳에서 새는지 확인했다. 업체는 내 집에선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윗집을 가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윗집에 연락한 결과 "난 모르는 일입니다." 하고 끊더라……. 

아, 왜 이렇게 레퍼토리가 똑같은 신지들. 다만 인천 집은 옥상을 공사하면서 나처럼 벽지에 곰팡이 피는 사람들이 한두 명씩 생겼다고 한다. 6월 중순에 공사를 한다고 하니 그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성인이 됐다는 건 어엿한 사회의 일원이 돼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야 하는 것인데 다들 피하기만 급급하다. 마주한 상황에서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추하다.',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교차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살지 않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원인이 '돈'에서 기인한다. 돈, 돈, 돈, 그놈의 망할 돈. 그래, 돈 많이 벌자. 진짜 빌어먹게 많이 벌어서 내 행동, 실수들 다 책임질 수 있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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