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준이상 Mar 02. 2023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이 되었네

40대 면접 수집가의 면접 회고③

면접 수집의 마지막은 응원의 글을 남기고 싶다. 진부하지만 필요한 말들.


스스로에게,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다니는 친구 분들에게, 이직의 황금기를 보내는 대리과장님들에게, 이 나이 먹고 될려나 하는 나 같은 차부장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나이를 먹을 수록 인생의 절차들이 혼자 오롯이 짊어지게 되는 기분인데 그럴 때 이런 진부한 말들이 절실하고 필요하다. 나 역시 약 8개월간의 구직 기간 중에 누군가 해줬으면 싶었던 말들. 


결론적으로 됩니다. 취업은요.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도 맞다. 그럼에도 애를 쓴다는 전제하에 취업은 될 수 밖에 없다. 구직 사이트를 가만히 바라보자. 이 불경기 속에서도 여기저기서 사람을 뽑는다. 대기업도, 중견기업도, 중소기업도, 공공기관도 늘 뽑는다.


양질의 일자리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대답하겠다. 다만, 양질이라는 기준은 다 다를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연봉과 워라벨 그리고 어디를 다니는지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일자리는 희소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눈을 낮추자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리는 희소하며 모두가 원하는 자리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으니까 모두가 원하는 양질에 발이 묶이지는 말았으면 한다. 게다가 일자리는 겪어봐야 안다. 연봉도 오퍼레터라도 받아야 알 수 있는 것이고, 사내 문화야 말로 잡플레닛으로 알 수 없는 일이며, 빌런의 존재와 그 빌런의 강도가 기존 직장과는 얼마나 다를지 등은 정말 겪어봐야 안다. 


그럼에도 내 직무에서 약간의 뾰족함만 가지고 있고 꾸준하게 '너 나 써보지 않으련?' 하고 두드린다면 구직자에서 직장인으로 가는 길은 확실히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문은 열리기 마련이다라고 확언할 수 있다.


그러니까, 지치지 마시길 간절히 바란다.


누군가에게 쓰임을 당하고자 찾고, 직무에 맞춰 지원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얼마를 줄지 말지 이야기를 하고 굉장한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너와 내가 지치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단언컨대, 회사에 앉아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지치는 일이다. 그 지침은 당연한 것이니 '일도 안하는데 왜, 나는 지금 뭐하는 걸까'라는 자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는 건 지난함의 연속이고 구직 역시 그 지난함 속에서도 굉장히 구체적이고 반복적인 절차가 있는 지난함이다. 이 지난함은 어떤 결과로건 끝이 날 것이고, 앞서 말했던대로 한 두 가지 조건만 갖춘다면 직장인으로서 이 문을 닫게될 확률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될 확률보다 높다.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

지치지 마시기를, 지치지 않는다면 다시 직장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게다가 나는 얼마 전에 취업한 일자리를 약 한 달 반만에 다시금 나왔다.

양질이 아니었다. 구직 기간이 1년이 다되어가는 마흔 한 살이 되었다.


그럼에도 또 한 번 지치지 않고 여러가지로 두드릴 생각이다.

이 문이 닫히면 저 문이 열린다는 말. 진짜더라고.


이로써 나의 약 10개월 간의 면접 수집기는 끝이다.

나는 또 문을 두드리러 간다.


  


이전 12화 하면 손해인 질문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