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준이상 Jan 29. 2023

하면 손해인 질문

40대 면접 수집가의 면접 회고②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은 면접관, 그러니까 회사가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에서 진행된다.

분야의 굉장한 능력자를 모시거나 또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분야가 아니고서야 대부분 '자 당신을 뽑아도 될런지 한 번 봅시다.'가 되는 것이 면접이다.


이렇게 우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손해볼 수도 있다.

회사의 평판이다. 회사가 찾는 인재, 업무에 기여할 수 있는 리소스를 뽑는 자리는 그 인재와 회사가 첫 만남을 가지는 자리이다. 첫 대면에서 회사가 불쾌함을 남긴다면 당연하게도 평판에 도움될리가 없다. 이는 면접자도 마찬가지긴하다. 다만, '내가 뽑는다' 라는 생각으로 우월함에 취해 실수할 확률은 면접관이 더 높다.


또한, 이제는 면접경험이 한 개인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에겐 잡플레닛, 크레딧잡, 블라인드가 있다. 불쾌함은 불편한 후기를 낳고, 불편한 후기가 쌓이면 이미지가 각인된다. 불쾌한 회사로. 


회사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공이 들지만, 그 반대는 한 순간이고 참 쉽다.

몇 개의 게시물이 상종못 할 회사를 만들기도 한다.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그러니까, 면접관은 조심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질문은 애초에 떠올리지도 않게 해둘 필요가 있다.


내 경험상 들어서 불쾌한 질문과 뉘앙스는 이런 것들이었다.


1. 지원동기가 그것 밖에 없나요? 다른 지원동기는 없나요?

: 지원동기는 면접관과 면접자 모두에게 필요한 질문이다. 그럼에도 이게 꼬리 질문이 되면 곤란한다. 

: 기본적으로 '생존'이 0순위의 동기이다. 그렇다고 저렇게 답하는 면접자는 없을 확률이 높다. 

: 고민 끝에 회사를 분석해서 나온 답변이라면 넘어가도 될 질문이라고 본다. 굳이 꼬리 질문이 될 필요도 없고, 원하는 답변이 따로 있을 이유도 없다. 마음에 안들면 그냥 안뽑으면 된다.


2. 해온 일이 이것 밖에 없는데, 우리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 이런 말을 할거면 애초에 서류통과를 시키지 말자.

: 가장 불쾌한 질문이었다. 예의가 없다. 싸가지 없는 질문이다.

: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를 안봤거나, 보고도 했다면 본인 정신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질문이다.

: 다시 한 번 적어본다. 이건 압박면접도 아니고, 깎아내리기와 더불어 서로 시간낭비하는 면접이 된다.


3. 00이론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00의 정의에 대해서 알고 계십니까?

: 앞서 수집한 면접 후기 중 한 번 언급한 내용이다.

: 장학퀴즈는 집에서 자녀와 하자.

: 물론, 필수적인 지식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직무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경력직 뽑는 자리에 대학교 교재에 나오는 단어를 물어보는 건 역시나 예의가 없다.

: 맞추면 돈을 주던가


4.사실, 이 직무를 해보셨다기에는 좀...

: 2번 질문과 비슷한 맥락이다. 심지어 같은 회사다. 

: 서류통과를 안시키면 되는 일이다. 

: 당신들의 링크드인을 봤다. 내가 해온 일과 같다. 어쩌라고? 까불지 말자.


5.실례되지 않는다면 결혼은 하셨는지, 아이는 어떻게?

: 시대가 바뀌어서 실례되지 않는다면을 꼭 붙이는 질문이다.

: 궁금할 수도 있는데, 이제는 진짜 그만해도 될 질문이다.

: 산업 자체가 결혼과 양육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또 모르겠는데, 아이스 브레이킹 치고는 실례고 한 사람의 성향을 파악하고 싶다면 더 좋은 질문이 있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불쾌하다기보다 이거는 아직도 이런 질문을 하네 라는 생각이었다.

: 그럼에도, 이 질문을 안한 회사보다 한 회사가 더 많다.


결론적으로 본인들이 생각한 답변과 맞지 않다고 추궁하게 되는 경우, 면접자를 깎아내리는 질문의 경우는 매우 불쾌하다.

기왕 참석한 면접이고, 예의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그 시간 웃고 있을 뿐이지 대화를 중단해야 될 질문들이며, 악성 후기가 올라오기 딱 좋은 질문들이다.


잘못된 면접은 회사가 손해다.

OJT만큼이나 면접관 교육도 잘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


2번, 4번 질문을 해 준 모빌리티 회사는 한 40대 아저씨의 저주를 받게 되었다.

이전 11화 이런 질문이 좋더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