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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mma Han Aug 14. 2020

제 오후를 팝니다

팔기 전에 팔린 이야기

자발적 FA로 시장에 나온 지 4개월.

오전 시간이나 자기 직전 짜투리 시간의 효율은 꽤나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나의 오랜 (4개월 된) 고민은 점심 시간 이후의 약 4~5시간.

오후 시간의 효율이 꽤나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 시간에 블로그 쓰기나 책 읽기 등은 가능하지만 하루 중 내가 가장 길게 쓸 수 있는 이 시간의 생산성을 높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 몇 개월 간, 내 오후 시간을 세일즈하기로 마음 먹었다.


장르 불문, 시급 불문. (물론 기준은 있지만)

목표는 오후 시간을 살뜰하게 쓰는 습관 기르기.


오후�하면 떠오르는 게 권태, 졸음, 유튜브, 소일거리가 아니라

폭발적인 집중력, 온전한 4시간, 부스터같은 키워드가 될 수 있도록 세팅해 보는 것이다.


그러려면 슬프게도 ‘돈 받고 하는 일’이어야 내가 요령을 피우지 않을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난 여전히 무른 구석이 있어서, 남의 돈을 받으면 남달리 긴장한다.

(크몽에서 전자책이 팔리는 알람이 울리면 아직도 혼자 얼굴이 빨개진다)

 

© rodolfobarreto, 출처 Unsplash



그런데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사람들에게 내 오후를 돈 받고 팔아볼까?’ 생각한 다음날인 지난 화요일.


실제로 일이 들어왔다.

(아직 세일즈 마케팅도 안했는데..!)


내 오후를 사간 첫 고객은 책 출간을 앞둔 작가님.

자비, 독립출판으로 준비하는지라 마지막 교정 교열, 그리고 전체 내용의 밸런스 조정과 윤문 등을 내게 맡기신 것.

(이 기회로 나에게는 편집자라는 직함이 하나 추가되었다)




정식으로 일에 착수하기 시작한 오늘 오후.

경건한 마음으로 점심은 평소의 80%정도만 먹었다.

(전의에 불탄다)


나의 노동요인 ASMR 수프 채널의 백색 소음을 틀고 (다른 길로 안빠지기 위해 바탕화면에 해당 영상 바로가기를 빼 두었다)


1시에 컴퓨터 앞에 앉은 나는

정확히 6시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를 내리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환기를 시키고 한두번 스트레칭을 하긴 했지만, 간만에 높은 집중력으로

내 오후 다섯시간을 온전히 돈 받고 파는 것에 성공했다. �




효율이라는 단어에는 물론 어폐가 있다.

적당한 가격에 내 시간이 거래되었는가 역시 물론 포함시켜야 한다.


하지만 내 1목표는 오후 시간을 제대로 사용해 보기使いこなし이기에 우선은 마감일인 다음주 목요일까지는 이 기세를 이어가보고자 한다. 일부러 작가님과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았기에 그때까지는 불꽃 오후가 가능할 것이다.


스콧 영이 쓴 울트라 러닝이라는 책을 읽으며, 내 허들을 조금, 아니 많이 높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처럼 몇개월만에 외국어를 마스터하거나 MIT코스를 통과할 수는 없겠지만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이전과는 다른 속도와 효율로 완전 연소시켜보고 싶다.


그 일환으로 시작한 ‘내 오후를 팝니다’

책 감수 이후, 다음에는 어떤 프로젝트를 맡게될까.


© clemono, 출처 Unsplash



8월 넷째주부터 사용 가능.

제 오후를 사실 분을 구합니다!



#연결하는젬마

#세일즈하는젬마

#세일즈책도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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