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게 그려봅니다 11
“저 산맥은 말도없이 오천년을 살았네
모진 바람을 다 이기고 이 터를 지켜왔네”
- 신형원 노래 <터>
어릴 때, 가사의 뜻도 잘 모르면서
되게 좋아했던 노래다.
얼마 전, 재주소년이 이 노래를 다시 부르는 걸 보고,
처음 이 노랠 들었을 때 감성이 되살아난 거 같았다.
아니, 이젠 가사의 뜻도 아니
더 와닿았던거 같다.
익숙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달 밝은 밤 빌딩 숲을 보고 있으면,
내가 사는 이곳도 묘하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좁은 땅덩이에 세워진 건물 불빛들에서는
사람의 내음이 나는것 같다.
한번씩 동산에 올라 노을을 바라본다.
점점 붉게 물드는 동네를 보고 있으면
내가 늘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낯설면서도 예쁜 이국을 바라보는 기분이 든다.
아직 내가 사는 이 땅은 아름다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