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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하이킹 23. Japanese Gulch

난이도 하. 길을 잃지 않게 조심하세요 (feat. 서울이)

by June in Seattle

오늘 나의 하이킹 버디 서울이와 함께 다녀온 트레일은 Japanese Gulch라는 곳이다. Japanese Gulch는 시애틀 다운타운을 기준으로 차가 막히지 않으면 약 35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북쪽으로 약 27마일(약 44km) 정도 떨어진 머킬티오(Mukilteo)라는 곳에 있는 자연 보존 지역이다. 높은 산들 속에 있는 하이킹 코스는 아니고 오히려 동네 뒷산이나 동네 공원에 가까운 곳이다.


Mukilteo(머킬티오)라는 곳은 시애틀이 속해있는 워싱턴 주 King County(킹 카운티) 북쪽의 Snohomish County(스노호미시 카운티)에 있는 인구 약 2만 명 내외의 작은 도시로, 일몰이 아름답다는 머킬티오 등대나 Whidbey Island(윗비 섬)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는 항구가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보다는 작은 해안 마을 같은 곳이다. 20세기 초 목재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하면서 이 지역에 일본인 이민자들이 많이 살았어서 Japanese Gulch(일본인의 협곡이라는 뜻) 같은 트레일이 생겨났다고 한다.



기찻길이 Japanese Gulch Conservation Area(보호지역)을 가르며 지나가고 있어서, 트레일이 동서로 나눠져 있다. AllTrails앱에서 Japanese Gulch Loop Trail을 선택해서 따라가면 기찻길의 동쪽코스를 돌고 내려와서 서쪽코스로 돌아오는 길을 따라 하이킹이 가능하다.(반대로도 물론 가능하다.)


AllTrails 앱의 지도를 보면 메인 트레일이라고 표시된 부분 말고도 수많은 작은 트레일들이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트레일을 걷다 보면 갈라지는 길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갈림길들을 계속 마주치다 보면 어느 순간 동서남북 방향 감각이 약간 상실되는 느낌인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산속을 정처 없이 헤매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물론 트레일이 그렇게 광활하지 않고 높낮이가 거의 없는 공원 같은 트레일이기 때문에 실제로 길을 잃거나 조난당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잘못 들어간 길이 갑자기 막다른 길이거나, 더 이상 걷기 힘든 길이 나오기도 해서 몇 번이나 돌아 나오곤 했다. 내내 지도를 보면서 걸을 필요는 없고 잘못된 길에 들어서면 지도를 참고해서 다시 트레일로 돌아오면 된다. 꼬불꼬불한 길을 찾는 재미가 있는 트레일이다.


하늘을 나르는 슈퍼맨 서울이

트레일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하이킹을 하는 몇 시간 동안 사람을 10명도 안 만난 것 같다) 서울이를 오프 리쉬(off leash)로 해주었더니, 신나서 뛰어다니느라 귀가 펄럭거리면서 뛰어다니는 귀여운 사진을 여러 장 찍을 수 있었다. 트레일 자체는 크게 산을 오르거나 내리는 경사는 없고 소소하게 언덕을 내려갔다가 올라오거나, 숲에 둘러 쌓여있다가 갑자기 탁 트인 하늘이 나오는 그런 정도의 코스라 강아지와 산책하는 느낌으로 정처 없이 걷기 좋았다.


너무너무 신나서 귀를 펄럭거리며 뛰어오는 서울이 모음!

Japanese Gulch에는 특히 다양한 레벨의 산악자전거(Mountain Bike) 트레일이 있어서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도 산악자전거(Mountain Bike)를 타는 사람 한 명과 스케이트 보드처럼 생긴 (이름 모를) 신기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을 만났다. 서울이는 수속성이라 개울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산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시애틀 사람들 + 하이킹 중 물놀이를 즐기는 서울이!

여름의 초입인 6월이라 여기저기 푸르름이 가득하고, 걷는 내내 새소리가 정말 많이 들렸다. 여기저기 클로버잎이 많길래 네잎 클로버를 찾아보려 했지만 완벽히 실패했고, 은은하게 반짝거림이 있던 신기한 노란 꽃도 발견하고 하는 것이 하이킹의 소소한 즐거움인 것 같다.


네잎 클로버 찾기 / 귀여운 서울이 / 은은한 반짝거림이 있던 신기한 노란 꽃

서울이는 얼마나 신나게 트레일을 뛰어다녔는지 집으로 데려다주는 길에 차에서 이미 뻗어서 잠들어버렸다. 피곤한 강아지가 가장 행복한 강아지라고 하던데, 오늘은 내가 서울이의 행복에 한몫한 것 같아서 뿌듯한 날이다 : )


신나게 뛰어다녔더니 집에 돌아오는 길에서 이미 뻗어버린 서울이ㅋ

(강아지에게 행복을 주기 위해서 오늘도) Let's hike!



3줄 평 (난이도: 하)

- 걷는 내내 새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음

- 산속을 정처 없이 헤매듯이 걷는 스타일의 트레일로 걷다 보면 동서남북 방향 파악이 어려울 수 있음

- AllTrails 앱 필수!


AllTrails의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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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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