넙죽의 도쿄여행 6-4

산책하듯 도쿄 걷기

by 넙죽

도쿄의 부자들이 모이는 곳, 긴자


일본 만화와 매체들을 보면 가끔 가다 한번씩 등장하는 장소가 있다. 긴자다. 과거 은화를 만들던 곳이었다는 이 곳은 일본에서 돈 깨나 잇다는 사람들이 소비를 하기 위해 모이는 곳이다. 주로 일본 매체에서 등장인물들의 부나 고상한 취향을 나타는 장치로도 사용될 정도다. 굳이 우리나라와 비교하자면 청담동에 가까울까. 이곳에는 화려한 백화점들이 모여있어 눈을 휘둥그레 하게 한다. 물론, 이 곳의 물가도 살인적이긴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고급스럽고 지가가 비싼 지역에 일본 전통 극장인 가부키 극장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사회에서 전통문화가 가지는 위상을 보여주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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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세상의 모든 것이 있다, 아키하바라


직장 입사 동기 중 해외 여행이라면 일본만을, 그것도 주로 도쿄지역을 방문하는 형이 한 명있다. 일년에 너댓번은 일본을 방문하는 그는 도쿄에 방문할 때마다 아키하바라를 꼭 빠지지 않고 들른다고 해서 내가 그에게 물었다. 대체 아키하바라에는 무엇이 있냐고.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있다고.

아키하바라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그곳을 방문했다. 그곳에 방문하고나서 나는 알 수 있었다. 이곳은 일본 대중문화의 천국이었던 것이다.일본이라는 나라를 전세계에 알린 것은 비단 그들의 제조업 시설에서 만들어진 양질의 생산품들만은 아니었다. 인간은 물질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보다 감정적인 것에 더 끌리는 법이고 일본의 대중문화는 이른바 오타쿠들을 양산해가며 그들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전세계로 그들의 문화를 전파했다. 아키하바라는 그런 일본 문화 전파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하나의 건물안에 1층 부터 꼭대기 층까지 각종 피규어, 만화, 프라모델, DVD 등이 넘쳐난다. 그것도 이런 건물이 하나도 아니고 거리를 가득 찰 정도로 늘어서있을 정도니까 명실 상부 일본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만 한 곳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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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도시 도쿄의 익명성, 시부야


도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에 빌딩 숲 사이로 횡단보도가 촘촘히 이어져 있고 신호가 바뀔 때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있다. 사람들은 서로 어깨를 맞댈정도로 가까이에서 걷고 있지만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도 대화를 하지도 않고 오직 자신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움직인다. 도쿄에서 이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은 시부야이다. 도쿄에서 교통의 중심지와 번화가로 유명한 지역이기 때문에 하루종일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이 곳 시부야의 풍경은 도쿄라는 거대한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익명성'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 어느 시대, 어느 도시 보다 많은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외로운 도시 생활을 상징한다고나 할까. 남도 나에게 관심이 없지만 나도 남에게 관심이 없는 개인주의. 그리고 그 개인주의에 익숙해져버린 도시인들의 풍경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일본으로 여행을 오면 한국에서 보다 조금 더 편하다는 기분이 들었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 지 혼자서 여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외로움을 느끼고 한국의 정이 그립더라. 그런 것을 보면 내 혈관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것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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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최대의 번화가, 신주쿠


도쿄 최대 번화가는 신주쿠라고 할 수 있다. 이 곳의 명물은 바로 가부키쵸다. 일본의 밤문화를 이끄는 이곳은 일종의 환락가로 각종 유흥시설들이 넘쳐난다. 낮에는 사회의 잣대에 자신을 맞추고 도시의 익명성에 자신을 감추고 살던 사람들이 밤에는 이곳에 나와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것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성에 대해 보다 개방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주쿠에는 가부키초 같은 환락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거대 도시 도쿄의 행정을 담당하는 도쿄 도청도 바로 이 곳 신주쿠에 있다. 처음에는 한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이 건물이 과연 도청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도쿄라는 도시의 규모를 다시 떠올리고는 그 규모에 맞는 행정이 이루어지려면 관공서의 건물도 이정도를 갖춰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도시에 필요한 담당부서들의 사무실과 각 부서들이 회의할 회의실, 강당들을 갖추어야 하니까 말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게 치솟은 도쿄도청 건물의 꼭대기에서 도쿄를 한눈에 내려다보며 도쿄 도청의 공무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도시 계획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가부키 쵸.jpg 가부키 쵸
도쿄도청.jpg 도쿄도청


도쿄 시민들의 휴식처, 우에노


아무리 편리하다 하더라도 인간은 콘크리트로만 덮인 환경에서 살아갈 수 없다. 가끔 답답한 가슴을 숨쉬게 해줄 녹지공간도 필요하다. 때문에 유명한 도시들에는 각 도시들이 자랑하는 공원이 있기 마련이고 도쿄의 경우는 우에노 공원이 그렇다. 우에노 공원은 공원 내 호수와 많은 신사들이 있고 또 동물원까지 있을 만큼 그 규모가 매우 크다. 우에노 공원은 벚꽃으로도 유명하지만 내가 방문한 때는 겨울이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흐드러진 벚꽃은 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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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지 않을 만큼 우에노 공원에는 볼거리가 많다. 우에노 공원의 명물 중의 하나는 우에노 대불이다. 대불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얼굴 부분만 남아있는 청동불상이다. 지진과 화재등으로 다른 부분은 다 없어졌지만 유독 얼굴부분은 멀쩡해서 더 신묘한 느낌이 든다. 오히려 불완전하기 때문에 다른 불상들에 비해 더 주목받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다 그 당시로는 결과를 알 수 없는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에노의 명물 중 다른 하나는 사이고 다카모리 동상이다. 사이고 다카모리의 동상이야 가고시마에 갔을 때도 이미 보았지만 이곳의 동상은 가고시마의 그것과는 모습이 달랐다. 가고시마의 사이고 다카모리는 신식 군복을 입고 있었다면 우에노 공원의 사이고 다카모리는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있었다. 동상은 그 인물에 대해 그 지역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어하는 이미지나 생각을 나타내기 마련인데 가고시마 사람들은 세이난 전쟁때의 사이고 다카모리를, 도쿄 사람들은 그 이전이 메이지 유신을 위해 힘썼던 사이고 다카모리를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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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공원 근처에는 아메요코 시장이라는 곳이 있는데 내가 도쿄에 간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자 도쿄에서 3주정도 연수를 받으셨던 아버지가 이 곳은 가볼만 한 곳이라고 추천해주셔서 방문하게 된 곳이다. 도쿄에서 꽤나 활기찬 시장인 이곳은 만물 시장과 같은 느낌이었다. 시장을 지나며 가게들을 둘러보고 시장의 사람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사람 냄새 나는 시장이었달까. 물가가 살인적인 도쿄에서 그나마 부담없는 가격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었다. 아버지는 이 곳에 대한 기억이 좋았다고 말씀하셨는데 나 또한 아버지가 느낀 감정을 같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인가 감정적으로 연결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특별한 것이 없어도 다른 곳보다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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