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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Jan 19. 2023

모스크바의 명소들

아르바트거리,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그리고 모스크바 시티

자유의 거리, 아르바트


 모스크바 시내의 유명 번화가인 아르바트에 다녀왔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이곳은 사람들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때문인지 매우 한산했고 문이 닫은 가게들이 많았다. 또한 모스크바도 다른 나라들처럼 상권이 거리  중심이 아니라 대형쇼핑몰 위주로 재편되기 때문도 있다.



 아르바트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소련의 전설적 록스타 빅토르 최의 얼굴이 새겨진 벽화이다. 영미권의 록과는 차별화된 음율과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음악은 매우 매력적인데 특히 반전 사상과 개인의 자유를 담은 가사가 더 마음 속에 와닿는다. 자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그의 벽화는 거리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러시아의 락스타, 빅토르 최


 거리의 또다른 명물은 푸쉬킨의 동상이다. 러시아의 문학은 푸쉬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트르 대제의 유럽화 정책 이후 상류층의 언어인 프랑스로 쓰여진 작품들은 많이 등장했지만 러시아어로 쓰여진 문학들이 등장하고 사랑받게 된 것은 푸쉬킨의 공이었다. 그 때문인지 푸쉬킨의 동상 앞은  늘 인기가 좋다. 푸쉬킨의 동상 곁에는 그의 아내의 동상도 다정하게 위치하고 있지만 사실 푸쉬킨은 아내의 부정에 얽힌 추문에서 명예를 지키기 위해 결투를 하다 죽었다. 동상으로나마 다정한 부부의 모습이 남아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알렉산드르 푸쉬킨

 

 아르바트 거리 끝에는 러시아 정부부처 중 하나인 외무성이 있다. 흔히 스탈린의 7자매라고 불리는, 소련시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건물들이 있는데 외무성은 그  중 하나이며 소련시대 관료주의의 탑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한참 고개를 들어봐야 볼 수 있는 거대한 규모만 봐도 크게 범접할 수 없는 느낌이 든다. 냉전시대 끝자락의 분위기를 어렸을 때 살짝 맛본 나로서는 사회 교과서에서나 보던 소련의 중심에 내가 지금 살고 있구나라는 사실을 느끼게 한 건물이었다.


러시아 외무성 건물


러시아 최고대학,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러시아의 최고대학이라 한다면 모스크바 국립대학을 들 수 있다. 18세기 경 러시아의 교육부장관이었던 로모노소프에 의해 세워진 이 대학은 앞서 소개한 러시아 외무성 건물과 더불어 스탈린의 7자매 중 하나로 뽑힐 정도로 소련 시대를 대표하는 건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는 현지에서는 엠게우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명문대이다 보니 이 대학 출신들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학교 본관 건물은 외무성과 마찬가지로 크고 웅장하며, 고전적인 미까지 느끼게 한다. 신기하게 이곳에 방문했을 때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대학 입시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요량으로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에 방문했던 때가 어렴풋이 생각이 났다.그때 친구와 둘이서만 서울대학교에 방문했었는데, 서울대학교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실수 중 하나인, 서울대 입구역에서 버스를 내리는 실수를 나 또한 범하고 말았다.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워낙 넓기 때문에 서울대학교 입구 정거장에서 내리면 원하는 대학건물까지 한참을 걸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캠퍼스 안에도 버스가 다닌다는 사실은 경기도 시골에 사는 중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때 당시 기억이 떠오른 것은 이곳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캠퍼스도 엄청 넓고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리라.



 유명한 대학 본관 건물도 아름다웠고 캠퍼스 내부도 공원처럼 한적하고 좋았지만 러시아의 엘리트로 불리는 그들의 공간을 잠시나마 둘러보는 사실 자체가 나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오랜 시절 묵혀두었던 기억도 되살렸고. 당시 서울대학교에 방문한 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던 모양인지, 서울대학교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서울 안에 있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도 무언가 좋은 기운을 받아서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또 대학시절에는 서울대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기회가 없었지만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신입 직원 연수를 받을 때, 서울대학교 교수님들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꽤 좋은 기억이었다. 이제는 대학의 낭만과 거리가 있는 나이와 상황이라 아쉽지만 그래도 직장인이 되어 서울대학교 캠퍼스를 거닐어 본 것도, 또 모스크바에서 근무하면서 모스크바 국립대학교를 방문해본 것도 나중에 조금씩 꺼내볼 수 있는 달콤한 추억이 되겠지. 


모스크바의 신중심, 모스크바시티


 모스크바는 지금 모스크바 시티를 중심으로 매우 현대적으로 탈바꿈중이다. 모스크바에 오기전까지만 해도 나에게 모스크바의 모습은 냉전시대 소련의 수도라는 인식에서 크게 진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살기 시작한 후부터 느낀 이곳은 매우 현대적인 곳이었다. 휴대폰 어플 하나로 생활은 많은 부분이 해결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대형 쇼핑몰도 많이 존재하고 있어 이곳이 예전에 공산주의의 중심이었던 적이 있었나라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모스크바시티에는 그 쇼핑몰 중 꽤 규모가 큰 아피몰이 들어서 있는데 그 규모에 놀랄 정도이다. 사실 빌딩숲 가득한 서울에  비하면 크게 놀랄한 한 풍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모스크바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라 신선했다.


모스크바 시티의 대표적인 쇼핑몰, 아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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