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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넙죽 Oct 09. 2023

러시아인들의 이름 이해하기

이름을 통해 그들을 조금 더 이해해보기

 러시아인들의 이름을 이해해보자


 러시아인들은 누구나 세개의 이름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 서양권의 미들네임과 같다고 볼 수 있는데 이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는 매우 혼란스럽다. 나 또한 업무상 다양한 러시아인들의 이름을 접할 기회가 있었는데 익숙해지는 데에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러시아의 인들의 이름은 크게, 성과 자신의 이름 그리고 부성으로 구성된다. 성이야 자신들의 가문명이니 논외로 치고, 이름은 주로 러시아 정교회의 성인이름을 딴다. 남자이름은  일리야, 이반, 보리스, 니콜라이, 알렉세이, 알렉산드르 등이다. 여자이름은 아나스타샤, 타티아나, 알료나, 아나스타시아, 나탈리아 등이며 앞서 말했듯이 정교회 성인들의 이름을 따기 때문에 이름의 선택권이 많지 않다. 동명이인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성이 매우 중요하다. 부성을 쓰는 전통은 북유럽에서 많이 등장한다. 서양권에서 많이 쓰는 이름인 에릭슨, 톰슨, 콜슨은 에릭의 아들, 톰의 아들, 콜의 아들 등의 뜻에서 파생된 것이다. 이름이 비슷하면 누구 누구의 아들이나 딸이라는 것이 자신의 소속이나 신분을 나타내는 데에 효과적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북유럽만의 특성은 아닌데 과거 로마제국 때 남자와 여자의 이름도 그러했다. 시저의 가문인 율리우스 가의 남자는 율리우스, 여자는 율리아 라고 부르는 식이었다.

   러시아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부성을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남자 이름이 알렉산드르 파벨로비치면 파벨의 아들 알렉산드르라는 뜻이다. 만약 우연히 알게된 여자 동료의 이름이 나탈리아 니콜라예브나이면 나탈리아 양의 아버님 성함이 니콜라이시구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남자면 아버지 이름 끝에 ~비치를 붙인 것이 부성이되고 여자면 ~브나를 주로 붙여서 부성을 만든다.

  일상에서 이름과 부성을 함께 부르는 경우는 상대를 보다 공식적으로, 격식을 갖추어 부르는 경우다. 우리의 경우를 빗대어 보자면 집에서 엄마가 화났을 때 성과 이름을 같이 부른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름과 부성, 성을 모두 합한 풀네임으로 불러주는 것이 제일 공식적이고 격식이 있겠지만 말이다. 때로는 부성을 빼고 이름과 성을 기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다른 서양국가들에서는 부성 또는 미들네임이 약자로 표시되거나 잘쓰지 않지만 러시아에서는 아직까지 잘 사용되는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러시아의 수많은 동명이인들을 구별하는 데에 이보다 효과적인 방식은 없기 때문이다. 이름도 같고 아버지의 이름도 같으며 성까지 같을 경우는 정말 없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한국인에게 익숙한 몇가지 러시아 이름을 예로 들며 러시아인의 이름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다.



알렉산드르(이름) - 세르게예비치(부성)  - 푸시킨(성), 러시아의 국민시인



아나스타시아(이름) - 니콜라예브나(부성) - 로마노프(성),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의 공주



레프(이름) - 니콜라예비치(부성) - 톨스토이(성), 러시아의 대문호



블라디미르(이름) - 블라디미로비치(부성) - 푸틴(성), 현재 러시아의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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