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도시 암스테르담
비행기를 이용하여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스키폴 공항을 통해서 암스테르담에 입성하겠지만 나는 철도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암스테르담 중앙역이 암스테르담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중앙역의 모습부터가 내가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했다.
중앙역을 나오자 수많은 자전거들이 나를 맞이 했다. 암스테르담은 자전거 도로가 잘 발달되어 시민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 중앙역과 시내를 잇는 다리를 건너 담광장으로 향했다. 담광장에는 네덜란드 왕궁이 자리 잡고 있다. 네덜란드 왕가는 그 성립부터 네덜란드 독립전쟁과 관련이 있다. 당시 독립전쟁을 지휘했던 네덜란드 총독인 빌럼에서부터 그 왕가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라는 나라와 현 왕가의 성립이 함께 시작된 셈이다. 담광장 한편에는 신교회가 자리 잡고 있다. 네덜란드는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달리 칼뱅교 계열의 개신교를 믿고 있기 때문에 성당 대신 교회가 도시의 가장 큰 광장에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다른 어떤 것보다 암스테르담을 대표하는 것은 수많은 운하와 다리들이다. 수십 개의 인공섬들로 구성된 이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는 섬들을 잇는 다리와 운하가 도시의 트레이드 마크다. 사실 이탈리아의 또 다른 운하도시 베네치아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베네치아는 오래전에 형성된 도시라 통행로가 좁아 자동차 등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반면 비교적 후기에 형성된 암스테르담은 자동차나 트램 등이 다닐 수 있을 만큼 도로나 다리가 널찍하다. 그러나 운하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아무래도 크루즈이다. 운하를 타고 다리 사이들을 지나면서 암스테르담을 유람하는 것이다.
운하 사이로 보이는 암스테르담의 건물들이 느낌 있게 다가온다. 사실 운하 근처의 건물들은 매우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건물의 폭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건물의 폭이 좁고 건물 안의 구조가 뒤틀려있다. 암스테르담의 또 다른 명물인 하우스보트도 보인다. 운하도시인만큼 토지의 활용도가 평지에 건설된 도시보다는 떨어지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매우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꽤나 많다.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것이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나라처럼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교외에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운하의 이점을 살려 보트를 집으로 개조해서 운하 옆에서 사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정식 등록되어있는 하우스보트라면 전기와 수도도 들어와 있어 정식집 못지않은 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주소는 무슨 무슨 다리 몇 번째 보트 정도가 되려나. 암스테르담이기에 가능한 현상인 듯하여 매우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