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홍진경에게 배우는 기록이 선물이 되는 노하우
희극인 홍진경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공부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저 웃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한 공부를 미뤄 공부 직전의 상태에서 맴돌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웃음 버튼이었던 공부왕찐천재의 콘텐츠가 어느새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쪽으로 방향을 틀자, 그녀의 세심함과 다정함이 묻어나는 순간들을 보게 된다. 물론 그녀는 김치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그런 멀쩡한? 이미지는 감춘 채 열정은 가득 하나 체력이 부족해 슬픈 희극인(무도 식스맨 참고), 배움이 모자라 딸과 함께 이차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엄마로 포지셔닝했을 뿐.
이렇게 한껏 희화화된 그녀의 캐릭터와 달리 반전인 모습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녀의 채널에서 살림 노하우를 공개하는 콘텐츠를 보게 되었는데, 웃기기만 한 줄 알았더니 이렇게나 야무진 살림꾼인지 새삼 그녀의 감각과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정도는 연예인이다 보니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들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세탁세제 PPL이 섞여 그 김에 살림템을 공개하는 흐름으로 엮어 내 다소 가벼워 보였던 콘텐츠 속에서 의외의 포인트를 만난다. 핸드폰으로 매일의 일상을 찍어 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중한 가족, 특히 딸 라엘의 순간들을 꼼꼼히 인화해 앨범으로 정리해 둔 책장 한 켠이 공개되는 순간에는 따듯한 엄마의 마음이 오롯이 전해져, 감동을 받아버린 것.
이것이 어떤 것보다도 딸에게 해줄 수 있는 젤 좋은 선물이라고 무심히 말하는 그녀의 반전 매력. 기록이 선물이 되어 마음으로 전해지는 순간을 보며 나의 몇 만장?이나 되는 스마트폰 속 어마어마한 사진 더미들을 소중히 여긴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해 멋진 선물로 만들어내는 야무지고 웃긴 엄마 홍진경에게 그 마음을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