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상욱 Oct 02. 2020

다마스커스(Damascus) 쉐프나이프

칼: 조리 도구 리뷰


내가 두 번째로 구입한 다마스커스 나이프


길이: 210mm

강재: vg10 으로 추청(숫돌에 올렸을 때 반탄력으로 추정)

무게: 175g



다마스커스란?


다마스커스(Damascus) 칼이란 특유의 물결무늬가 특징으로 정확히는 과거 이슬람에서 우츠(wootz)강으로 만든 칼을 말한다. 그 기술의 명맥은 끊어졌고 현대에 와서는 정확히는 ‘다마스커스 패턴으로 접쇠 된 나이프’(pattern welded damascus knife)라 칭한다. 현재에는 정확한 구분 없이 ‘다마스커스’라는 단어로 혼용 사용되고 있다.

다마스커스 나이프의 특유한 문양. 이 심미적인 특성 때문에 구매 욕구가 증가할 수 있다.



 만드는 법은 서로 다른 종류의 두 가지 철을 겹겹이 두드리고 꼬아주고 접고 두드리고를 반복하여 물결무늬를 만들고 마지막에 에칭(etching)이란 부식 작업으로 아름다운 무늬를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출처: DamascusKnowledge.com) 겹겹히 겹친 철을 꼬아주어 물결무늬를 만든다.



 대학교 3학년 당시 기존 행켈나이프에 대한 불만으로 새로운 얇고 가벼운 쉐프나이프에 대한 열망이 생겼고 우연히 인터넷중 다마스커스 나이프를 판매하는 곳을 알아내었다. 그 당시에는 내 주변에서 ‘다마스커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지만 나는 게임(라*나*크 온라인)에서 얻은 지식으로 다마스커스 공법으로 만든 칼은 매우 날카롭고 파괴가 불가능하며 탄성이 매우 좋다는 상식 아닌 상식을 가지고 있었다.(이래서 게임을 멀리하고 밖에서 뛰어놀라는 말이 나오는 걸지도.....)



다마스커스에 대한 오해


 다마스커스 나이프에 대한 착각을 하나 정리하자면 다마스커스는 일반 칼보다 더 날카롭지 않고 절삭력은 일반 나이프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칼의 강재가 제조상 복잡한 공정 문제로 가격이 1.5-2배 사이로 뛴다. 그런데 왜 사냐 라고 물어보면 ‘이쁘니까’. 그게 끝이다 이쁘다는 거. 그런데 그 심미적인 부분이 구매아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나만 해도 실제로 눈앞에서 본 첫 다마스커스 쉐프 나이프는 그 높은 가격에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좋고 나쁨을 크게 따지지도 않고(사실 칼 구매 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도 잘 몰랐다) 얇고 가벼움, 그리고 심미적인 이유로 덜컥 구매를 해버렸다. 칼을 구매 후 주변에서는 ‘무슨 이런 칼이 있냐?’라고 놀랐고 그런 주위 반응에 나의 만족도는 더욱 커져갔던 것 같다.



칼의 특징


 우선 강재는 vg10(추정)으로 사용 당시에는 절삭력은 만족스러웠지만 이가 매우 잘 나갔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면 전체를 미는 칼 연마 방법을 사용하였었고 연마 방법을 각도를 주는 방식으로 바꾼 뒤에는 이 나가는 현상은 거의 없다. 참고로 다마스커스의 면 전체를 연마하면 다마스커스 패턴이 희미해진다. 내가 처음으로 면 전체 연마에 의문을 가지게 된 순간이기도 하다. (비싼 돈 주고 패턴 보려고 칼을 구매했는데 내 스스로 그 패턴을 지워야 한다고 ??)

면 전체 연마로 인해서 희미해진 다마스커스 패턴. 많은 경험을 한 후에 면 전체 연마라는 잘못된 연마법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이 이쁜 패턴은 단순히 연마뿐만이 아니라 사용하다 보면 스크래치 등으로 희미해지는데 이는 칼면을 깨끗이 경면 처리한 후 ‘염화 제2철 용액’에 10~20초 정도 담그면 다시 패턴이 강렬해진다. 보통은 개인이 칼을 번쩍이게 만드는 경면 처리도 엄청난 시간과 고생이 들어가고 염화 제 2철 용액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나이프 리페어 전문가에게 맡겨서 복원을 한다.


 손잡이는 웨스턴 하프탱 스타일이다. 날이 쇠 부분이 손잡이 중간에서 멈추기 때문에 칼의 전체적인 무게는 낮아지고 무게 밸런스도 칼날 쪽으로 모이게 된다. 이점은 구매했을 당시 큰 장점이었다. 단점은 내구성으로 풀탱에 비해 힘이 균일하게 전달되지 않아서 손잡이가 쉽게 상하게 된다.

하프탱(half tang) 스타일. 손잡이 쪽의 철 부분이 반만 들어가있다. 철이 덜들어 간 만큼 무게의 이점이 생긴다


하프탱의 단점.  손잡이에 금이 보인다. 힘을 골고루 분산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부분에 집중이 되어 내구성이 떨어진다.


손잡이의 부분이 굴곡이 없으며 매우 얇고 일직선으로 되어 있어서 그립력이 좋지 못하다. 기름이 많은 고기류나 큰 버터를 자르는 작업을 할 때 자주 미끄러졌었다. 두 번 정도 아찔한 경험과 한 번의 경미한 사고를 당한 이후 힘을 많이 쓰는 작업은 안전한 행켈 나이프로 하게 되었다.



 첫 번째 구입한 칼인 행켈은 튼튼하였지만 두껍고, 볼스터가 있어 연마가 힘들었다. 두 번째 구입한 다마스커스는 비싸긴 했지만 이쁘고 얇으며 가볍고 날렵하였다. 하프탱 손잡이의 그립이 불안정하였고 내구성에 문제가 있었다. 운이 좋게도 여러 요소가 겹치지 않는 나이프를 사용해보았고 그 경험이 칼을 보는데 많은 시야를 제공한 것 같다. 이 나이프는 본인이 이쁜칼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며 채소 등 미끄러워질 염려가 없는 작업을 정교히 할 사람에게 추천한다.



다마스커스칼을 구매하면 좋은 사람


 나에게 다마스커스를 다시 구매할 거냐고 물어보면 아니라고 대답할 확률이 높다. 그 추가 금액으로 더 성능이 좋은 일반 디자인의 나이프를 구매하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자루 정도는 구매를 해보면 나이프 사용에 매우 큰 즐거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쯤은 구매해보기를 추천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열정이 좋은 결과물을 담보하지 않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