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몸살
곰이 마늘을 먹고 인간으로 변신한 기간이 100일이었던가.
낮과 밤의 생업을 달리하는 투잡러 100일.
대견하게 버텨주던 몸이 드디어 뒤집어졌다. 몸살.
왜 그렇지 않겠는가? 시동을 켰는지 껐는지, 싣고 가는 음식이 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화이트 아웃' 상태로 허우적허우적거리다가 우적우적 귀가해 어서어서 잠자리에 들고 겨우겨우 일어날 때에 비하면, 이젠 한결 여유를 부리는 지경까지 왔으니.
배달 건수 1,000건, 배달 거리 '서울에서 도쿄까지' 정도가 되니 몸이 말을 한다. “나는 배민 라이더다.”
곰이 마늘을 먹고 인간으로 양질전환(量質轉換)하는데 필요했던 시간이 100일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