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를 노래하다 _ 003
조선의 왕은 적장의 머리만 원했고, 장군은 조선의 백성들을 원했다.
적장의 머리보다 백성의 목숨을 먼저 생각한 죄, 도원수 권률은 조정을 능멸하고 왕을 기만했다는 이유로 장군을 기소했고, 조정은 탄핵했다.
조선의 왕은 장군을 문초 끝에 성밖으로 내다 버렸고, 조선 수군의 배는 한 척도 남겨지지 않았다 – 전멸.
“인기척 없는 마을에는 개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았고 버려진 우물 속에서 풀이 자라 올랐다. 어느 마을에나 장정은 보이지 않았고 건져서 쓸 만한 것은 못대가리 하나 없었다.”
야인 이순신에게 정치군인 권률은 또다시 살찌고 기름진 얼굴을 내밀었다.
“-자네 무슨 방책이 없겠나?”
야인의 칼은 다시 운다. 징징징.
“-방책은 물가에 있든지 없든지 할 것입니다. 연안을 다 돌아보고 나서 말씀 올리겠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