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환 Nov 24. 2022

강아지에게 미안했던 날

너무 나만 생각했다.. 미안 ㅠㅠ

생산직 공장에 다니면서 하루 12시 일하고 출근 준비 퇴근 후 샤워 및 식사를 하면 하루 2시간 남짓한 시간만이 온전히 나를 위해 보낼 수 있다. 게다가 어떻게든 시간적 자유를 만들기 위해 부수익을 창출하고 싶은 나로서 2시간의 시간마저 독서하고 글을 쓰다 보면 새벽이 된다.


 그런데 어느 날처럼 책을 읽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데 발가락이 따끔따끔한 게 느껴졌다.

뭐지? 하고 밑을 보니 내가 키우는 강아지 (이름: 콩이)

가 내 발 밑에서 나를 긁고 있었다. 뭐 평소 늘 있는 일이라 그냥 무시하고 다시 책을 읽는데 이번에는 콩이가 침대 위로 올라가 엎드렸다.


잠을 자는 건가? 싶은 마음에 살짝 고개를 돌려보니

정말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오늘도 역시 안 나가나..' 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심지어 그냥 대놓고 쳐다봤으면 모르겠는데 보는 듯 마는 듯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니 뭔가 기분이 찡.. 하면서 강아지의 기분을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저번 아빠 쉬는 날( 3일에 하루)에 산책을 못 갔으니 근 5일간 산책을 못 간 것이다.


강아지 시간으로 얼마나 흐른 걸까?

인터넷을 찾아보니 소형견 기준 1개월이 1년에 해당한다. 그렇다는 건 5일이면 사람 기준 약 60일 동안

(365÷30 = 약 12일)

좁은 집 안에서 친구도 못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정보를 알고 나서 너무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강아지를 키우는 건 그 강아지의 평생을 내가 책임진다는 뜻과 같은 것을 잠시 잊었었다.

 

미안해 콩이야, 오늘은 꼭 산시켜 줄게 우리 앞으로 남은 시간 함께 행복하게 보내자!

작가의 이전글 직업의 귀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