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아빠의 생신 기념으로 옛날 사진들을 모아서 앨범을 만들어드렸다. 세상에 딱 한 권밖에 없는 포토북이었다. 나는 그때 피치 못한 일이 있어서 자리에 없었는데, 언니가 전하기로 아빠는 앨범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평소 전혀 눈물 없으신 타입)
여튼 그때 쓴 아빠의 옛날 사진을 내가 갖고 있다가 오늘 부모님 댁에 되돌려 드렸다.
엄마는 사진 뭉치를 받아들더니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얼굴엔 미소가 가득 피어올랐다.
"야 이때는 정말 젊다."
"와하하 이거 정말 다들 거지 같지 않니?"
그런 말을 하면서 보다가 엄마가 한 장을 내 앞에 툭 내미셨다.
"이 사진 아빠 넘 예쁘지!"
엄마는 자랑스럽다는 듯 젊은 시절의 아빠 사진을 가리키며 웃었다.
내가 보기에는 뭐 당연히 젊고 건강한 시절의 사진이긴 하지만
그렇게 예쁠 것까진...?
내 대답은
"아이고 사랑하네, 사랑해!"
엄마는 내 말에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니 나도 좋네.
자식은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