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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룸메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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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가 Mar 04. 2021

아빠 사진


얼마 전에 아빠의 생신 기념으로 옛날 사진들을 모아서 앨범을 만들어드렸다. 세상에 딱 한 권밖에 없는 포토북이었다. 나는 그때 피치 못한 일이 있어서 자리에 없었는데, 언니가 전하기로 아빠는 앨범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평소 전혀 눈물 없으신 타입) 

여튼 그때 쓴 아빠의 옛날 사진을 내가 갖고 있다가 오늘 부모님 댁에 되돌려 드렸다. 

엄마는 사진 뭉치를 받아들더니 한 장 한 장 넘겨보며 얼굴엔 미소가 가득 피어올랐다. 

"야 이때는 정말 젊다."

"와하하 이거 정말 다들 거지 같지 않니?"


그런 말을 하면서 보다가 엄마가 한 장을 내 앞에 툭 내미셨다. 

"이 사진 아빠 넘 예쁘지!"

엄마는 자랑스럽다는 듯 젊은 시절의 아빠 사진을 가리키며 웃었다. 

내가 보기에는 뭐 당연히 젊고 건강한 시절의 사진이긴 하지만 

그렇게 예쁠 것까진...?


내 대답은  

"아이고 사랑하네, 사랑해!" 

엄마는 내 말에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엄마가 아빠를 사랑하니 나도 좋네. 

자식은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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