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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etchWalker Jan 19. 2024

20240119

마음일지작업일지

 나는 요즘 나무를 그리고 있다. 걷는 시간 함께 움직이는 시선, 동행하는 풍경들을 그려나간다. 내가 움직이고 시선이 움직이듯 풍경들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 풍경을 아우르는 분위기라는 것이 시간을 이끌고 함께 나아간다. 그렇게 쌓인 흔적들과 나의 시선걸음이 작품으로 이어지는데 어찌 보면 나의 걸음새를 화면에 그려내고 표현하고 있다 볼 수 있다. 걸어가며 움직이는 시선은 하나의 풍경을 달리 보이게 하며 다양한 시점으로 다가와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나간다. 자연이 만들어낸 시간의 흔적과 그 길을 눈으로 더듬는 행위가 작업으로 연결되고 있다. 나무라는 것은 하늘을 향해 그려나가는 지도와 같다. 어제 그려놓은 흔적이 오늘이 되었을 때 눈에 띄게 보이지 않지만, 묵묵히 하늘을 향해 그려나가는 그 가지들을 따라 눈으로 그려간다. 하늘 위로 펼쳐지고 있는 그 지도들. 중심은 가운데에 두고 있지만 내 몸이 움직일 때마다 나무의 형태는 흔들리고 변화한다. 나무의 주변을 감도는 공기는 유유히 흘러가며 바람의 조각을 만들어내고, 나의 시선은 가지 따라 걸어간다. 발걸음은 앞을 향하고 시선은 흔들리고 사방으로 펼쳐지는 세상 속에서 오늘을 걸어간다. 나는 그렇게 오늘을 여행하고, 그림을 그리고, 나무는 묵묵히 하늘을 향해 걸어간다. 당분간은 그렇게 나무를 그릴 것 같다. 나의 시선과 발걸음을 나무의 형상에 빗대어 움직이고 걸어가고 있음을 표현하려 한다. 정지된 화면, 사각  프레임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움직임이라는 동세, 동작, 걸음새를 표현해 내기 위해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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