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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르센 Feb 11. 2021

최종면접 이후 느끼는 감정들

짧지만 짧지 않은 시간

몇 번의 면접을 걸쳐 지난달 2개 기업에서 최종면접을 보았다.


두 곳의 최종면접은 같은 주에 진행되었다. 긴장되었지만 생각보다 크게 떨지 않은 것 같다.

두 면접 모두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했기에 면접이 다 끝나고 후련했다.


최종면접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힘들었다. 이미 끝난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떨림, 걱정, 초조, 기대 등의 다양한 감정이 들면서 나의 하루 일상을 비집고 큰 자리를 차지했다. 최종면접이 처음인 것도 아니었지만 아마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조금은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잡지 못하면 다시 아무 기업이나 어떤 조건과 상관없이 HR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지원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간절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평소의 나답지 않게 조금 초조했다.


그리고 두 곳 중 조금 더 선호했던 기업의 탈락 안내를 먼저 받게 되었다.


아쉽고 씁쓸했다. 주위에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계속되는 탈락에 조금 힘들었다. 특히 밤에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그 초조함이 나를 집어삼키는 듯했다. 잠을 쉽게 청하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긴장감을 느끼고 땀을 흘리기도 했고, 침대에 누워 1~2시간은 족히 뒤척이다 겨우 잠들 수 있었다. 나에게 드는 의심과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는 시간이었다.


나는 솔직히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분야가 명확하기에 취업에 대한 부담감이 남들보다는 조금 덜했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포함한 주변에서도 취업 문제로 눈치를 주거나 압박하지 않는 환경이라 늦은 나이였지만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었다. 덕분에 그동안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위해 그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최종면접에서 탈락이라는 안내를 받으니 모든 것이 부정되는 것 같이 느껴졌고,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기업에서 보기에 나는 HR 직무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지나간 결과이니 오래 마음 두고 있지 않기 위해 평소처럼 행동했다. 조금 지나면 만료되는 어학성적을 갱신하기 위해 오픽 공부를 시작했고, HR 채용공고를 찾아 자소서를 작성했었다. 여전히 다른 한 곳의 결과가 남아있긴 했지만 당시에는 자신감도 떨어졌고, 부정적 상황을 대비해야 했으니 말이다. 덕분에 밤이 아닌 시간에는 사실 금방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첫 번째 기업에서 최종 탈락 안내를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다른 한 곳의 기업에서 최종 합격 안내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거짓말 처럼 밤마다 나를 괴롭히던 시간은 바로 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아르센입니다.


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산업군인 건설업으로 입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사 업무를 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취업준비를 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좌절하고 있을 시점에 찾아온 합격 안내 문자를 본 순간 매우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요즘은 취업 적령 나이가 늦춰졌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적지 않은 나이의 취업을 마무리 지은 탓에 여기저기 자랑하기는 뭐해서 친한 주변에만 조금 소식을 전하고 기쁨을 함께 공유했습니다. 취업을 축하해준 가족과 친구,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실 기쁨과 행복은 잠시였고, 지금은 설렘과 걱정을 안고 첫 출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첫 출근 전까지의 시간 동안 잠시 아르바이트를 나가기도 했고, 그동안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과 조심스럽게 만나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코로나가 언능 사라지면 좋겠어요)


나름 악명 높기로 소문난 건설업으로 출근을 해야 한다는 걱정과 새로운 동료와 일을 만나다는 설렘을 함께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합격한 기업은 면접 과정인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일하게 될 상사분들과 그곳의 HR 업무가 어떨지 기대되는 마음이 조금 더 큽니다.


맥주 기운을 빌려 글을 쓰다 보니 평소와 달리 조금 오그라드는 감성(?)적인 글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게 인사담당자로서 일할 기회를 제공해준 조직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그려오고 꿈꿔왔던 인사 담당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나중에 다시 보면 이불킥 하게 될 글이 될 거 같지만, 그래도 실무자로서 힘들고 지칠 때 이 글을 보면서 초심을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취업을 준비를 하고 있는 많은 분들께 좋은 결과가 찾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지만 원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그 발자취를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이라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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