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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작가 Oct 02. 2020

점을 담은 초상화는 풍경이 되어간다

어느 특정 부분이 아름답다고 해서 그 사람 자체가 아름다운 것은 아니며, 어떠한 결점이 있다고 해서 사람 자체가 못난 것도 아니다. 만약 아름다움이라는 한 부분이 그 사람의 다른 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그의 아름다움은 퇴색될 것이다. 반대로 어떠한 결점이 있더라도 그 결점이 그 사람의 다른 장점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그 사람 자체가 아름답게 보일 수 있다.



결점조차 장점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는 아마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겠지.


결점이라는 한 점만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

그 점 근처에 선을 긋고 색을 더해서 오히려 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사람,

자신을 하나의 점이 아닌 그림으로 인식하는 사람,

팔레트 속 물감처럼 다양한 빛깔로 자신만의 초상화를 그려내는 사람.

그는 자기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의 순수한 매력을 그림에 담아 뽐낼 줄 아는 사람이다.





+





이마저도 훌륭한 그림이나,

그는 이제 이 아름다운 초상화를 점점 축소시켜 나간다.

자아를 넘어선 확장, 곧 세상과 자신의 하나됨을 위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초상화는 점점 커져서 도화지 밖으로 나가 본래의 형상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축소시킨 초상화의 주변에는 그만큼의 빈 여백이 생겨났다.

앞으로 이 여백은 세상과 자연과 사람들로 가득 채워질 것이다.

비대한 자아를 넘어선 그는, 이제 주변의 존재들을 담은 한 폭의 풍경화가 되어갈 준비를 마쳤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저수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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