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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Oct 31. 2022

터져 나오지 않으면 하지 마라

부코스키의 말은 맞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오지 않는다면

말하지도 쓰지도 하지도 않아야 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는 철학자를 

인용할 것도 없다

그냥 나오는 말과

터져 나오는 말은 다르다


터져 나올 때 그것을 참을 수 없을 때

참는 것이 고역이 되고

참는 것이 더 큰 슬픔이 될 때

그때 해라

하게 해라

있게 해라


터져 나와 제맘대로

터져 나와 제알아서

날 휘젓고

날 뒤흔들고

날 미치게 하고

날 죽이고

날 새로 태어나게 하고


가만히 둬라

내버려두어라

제발 좀 내버려두어라

그것이 그것대로 있음을

보고 관찰하라

제멋대로 소리 지르고

제멋대로 춤추게 하라

입에 흰 거품 물고

눈동자 뒤집어질 때까지


그대로 둬라

그대로 지켜봐라


묵직한 무언가가 터져 나올 때

그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그때 해라

그때만 해라


그때가 올 때까지

참고 견뎌라

묵묵히 기다려라


내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심장이 말하고

내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영혼이 글 쓸 때까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니었던 무엇이 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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