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코스키의 말은 맞다
내 안에서 터져 나오지 않는다면
말하지도 쓰지도 하지도 않아야 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침묵해야 한다는 철학자를
인용할 것도 없다
그냥 나오는 말과
터져 나오는 말은 다르다
터져 나올 때 그것을 참을 수 없을 때
참는 것이 고역이 되고
참는 것이 더 큰 슬픔이 될 때
그때 해라
하게 해라
있게 해라
터져 나와 제맘대로
터져 나와 제알아서
날 휘젓고
날 뒤흔들고
날 미치게 하고
날 죽이고
날 새로 태어나게 하고
가만히 둬라
내버려두어라
제발 좀 내버려두어라
그것이 그것대로 있음을
보고 관찰하라
제멋대로 소리 지르고
제멋대로 춤추게 하라
입에 흰 거품 물고
눈동자 뒤집어질 때까지
그대로 둬라
그대로 지켜봐라
묵직한 무언가가 터져 나올 때
그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
그때 해라
그때만 해라
그때가 올 때까지
참고 견뎌라
묵묵히 기다려라
내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심장이 말하고
내가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영혼이 글 쓸 때까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아니었던 무엇이 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