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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Oct 31. 2022

네 뒤에 앉아

네 뒤에 앉아 

널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르고 내리고

위로 아래로

들었다 놨다

쥐었다가 놓았다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무겁게도 가볍게도


가볍게도 무겁게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놓았다가 쥐었다가

놨다 들었다

아래로 위로 

내렸다가 올랐다가


그런 네 뒤에 앉아

널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 보면


넌 그저 네 앞을 

넌 그저 네 위를

바라보며

오를 뿐인데

난 그게 참 아름다워 보인다


어느새 넌 잠시 아래를 흘겨보더니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고

땅이 쿵하고 흔들렸고

등 돌려 날 향해 웃어 보였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난 그게 참 예뻐 보인다


이제 이곳에 앉아

숨 고르며 쉬어라


이제 내가 오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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