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뒤에 앉아
널 바라보고 있노라면
오르고 내리고
위로 아래로
들었다 놨다
쥐었다가 놓았다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무겁게도 가볍게도
가볍게도 무겁게도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놓았다가 쥐었다가
놨다 들었다
아래로 위로
내렸다가 올랐다가
그런 네 뒤에 앉아
널 넋 놓고 바라보고 있다 보면
넌 그저 네 앞을
넌 그저 네 위를
바라보며
오를 뿐인데
난 그게 참 아름다워 보인다
어느새 넌 잠시 아래를 흘겨보더니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고
땅이 쿵하고 흔들렸고
등 돌려 날 향해 웃어 보였다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별일 아니었다는 듯이
난 그게 참 예뻐 보인다
이제 이곳에 앉아
숨 고르며 쉬어라
이제 내가 오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