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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Oct 31. 2022

사진 속 너

단풍놀이에 흠뻑 빠져있었다

색색이 만들어내는

제각각의 모양이 빚어내는


사람들은 흥겹고

얼굴엔 웃음 가득한데

저 멀리 법당 안 목탁소리가 울렸다


염불소리 구슬

대웅전 안을 빼꼼히 바라봤더니

부처님 존상 아래

여래 보살 고요한 눈빛 아래

너의 사진이 있었다

네 얼굴 아래

스님들이 독경하고 있었다


너의 눈은 맑고 고왔다

너는 밝게 웃고 있었다

사진 안에서


너는 나와 같은 남자이고

너는 나와 같은 나이이다

너는 나와 같은 인간이고

너는 나와 같은 기쁨이다


그런데 너는 왜

너는 왜 사진 속에 있느냐

왜 너는 사진 속에서만 웃고 있느냐

얼른 내 앞에 나타나

네 밝은 웃음을 보여다오

다시 내 앞에 살아나

네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다오


절간 옆 차밭에

피어오른 한송이 차꽃이

피고 진 한떨기 차꽃이

왜 이리도 슬픈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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