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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Nov 12. 2022

고요와 고요 사이

나는 판단하려 한다. 매사에 끼어들어 판단하려 한다. 나누고 가르려 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과 재밌는 것과 지루한 것과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과 가져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과 있어야 할 것과 없어도 될 것과 중요한 것과 무시할 것과 과거의 기억과 미래의 기대와 기쁨이라 부를 것과 슬픔이라 부를 것과 충돌과 마찰과 부대낌과 하나됨과 좋았던 것과 싫었던 것과 행복했던 것과 행복할 것 같은 것과 불행했던 것과 불행할 것 같은 것과 느껴야 할 것과 생각해야 할 것과 터져 나오는 웃음과 참아야 할 것 같은 웃음과 터져 나오는 울음과 참아야 할 것 같은 울음과 떨림과 정지와 안도와 불안과 총성과 폭죽과 떠남과 만남과 있음과 없음과 유쾌와 우울과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와 새 것과 지난 것과 섹스와 악수와 사랑하지 않아야 할 것과 사랑하고 싶은 것과 사랑해야 할 것과 작용과 반작용과 반응과 무반응과 탐험과 도피와 피라미드와 마추픽추와 환영과 도망과 들숨과 날숨과 소화와 복통과 거스름과 순응과 찬성과 반대와 균형과 불균형과 순환과 막힘과 발명과 발견과 무의미와 의미와 너와 나와 나와 너와 진지와 객기와 우리와 우리가 아닌 것과 우리와 해야 할 것과 살아야 할 것과 죽어야 할 것과 의존과 독립과 직선과 곡선과 탐험과 정체와 지켜야 할 것과 잊어야 할 것과 가져가야 할 것과 남겨둬야 할 것과 만져야 할 것과 비극과 희극과 욕망과 무력과 오만과 겸손과 바라봐야 할 것과 멈춰야 할 것과 움직여야 할 것과 절과 목례와 단어와 문장과 단편과 장편과 인사와 인사와 구토와 섭취와 그대로 둬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과 들어야 할 것과 귀 막아야 할 것과 말해야 할 것과 말하지 않아야 할 것과 문명과 자연과 저항해야 할 것과 받아들여야 할 것과 선택하는 것과 선택하지 않는 것과 있게 하는 것과 있지 않게 하는 것과 미성숙한 것과 성숙한 것과 숨 쉬는 것과 질식하는 것과 터져 나오는 것과 참는 것과 이성이라 부르는 것과 감정이라 부르는 것과 유리와 불리와 생과 죽음과 깨어남과 죽어있음과 낙타와 사자와 아이와 초인과 니체와 같은 것과 스피노자와 같은 것과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것과 들뢰즈와 같은 것과 플라톤 같은 것과 베르그손 같은 것과 정지와 움직임과 조루와 지루와 지성이라 부르는 것과 본능이라 하는 것과 사건과 일상과 어제와 내일과 수축과 이완과 매혹과 권태와 루틴과 정신과 관념과 창녀와 연인과 사랑과 증오와 남자와 여자와 협박과 굴종과 굴복과 극복과 특이성과 특개성과 보편성과 흥분과 지루와 일반성과 절대성과 상대성과 차이와 동일성과 일자와 다수와 소수와 폭력과 지배와 피지배와 전쟁과 평화와 완성과 미완과 미생과 완생과 술과 차와 칼과 애무와 판단의 유예와 결정과 결심과 유약과 미련과 과거와 미래와 돌과 보석과 시와 글과 춤과 음악과 흙과 바위와 강과 들판과 씨앗과 열매와 태풍과 정적과 정상과 고원과 경멸과 경탄과 탄식과 한숨과 느낌과 행동과 멈춤과 없음과 있음과 정상과 비정상과 광기와 수용과 너와 나와 나와 너와 그와 그녀와 그 아닌 무언가와 그녀 아닌 무언가와 그가 그인 무언가와 그녀가 그녀인 무언가와 손과 발과 입술과 뺨과 이마와 턱과 떠나보냄과 기억과 망각과 영원과 찰나와 침묵과 재잘거림과 고요와 떠듬과 죽여야 할 것과 살아야 할 것과 유동과 무동과 움직임과 멈춰섬과 내림과 올라감과 내려감과 올라감과 성숙과 미성숙과 진보와 퇴행과 성장과 퇴보와 입장과 퇴장과 인식과 지나침과 젖음과 건조와 뜨거움과 차가움과 닦음과 흘러내림과 돌고 돎과 멈추고 멈춤과 누름과 밀림과 공허와 채움과 결핍과 충만과 물과 산과 불과 얼음과 올라섬과 누름과 화산과 지진과 융기와 침식과 밀어냄과 밀려남과 비킴과 비켜남과 있음과 없음과 고수와 포기와 용기와 두려움과 분노와 희열과 필연과 우연과 운과 불운과 부와 가난과 시와 춤과 글과 노래와 영민과 아둔과 어리석음과 깨달음과 빛과 어둠과 어둠과 빛과 슬픔과 기쁨과 슬픔과 슬픔 사이 기쁨과 기쁨 사이 나와 나 아닌 것 사이 나와 너 사이 너 아닌 것과 나 아닌 것 사이 너와 나 사이 그저 너와 그저 나 사이, 고요와 고요 사이에 그 고요 사이 어느 중간에 그 어느 곳도 아닌 곳과 그 어떤 곳 사이에 나는 미끄러져 있다. 아니, 나는 본래부터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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