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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도 Dec 18. 2022

되뇌고

몇 가지 꼰대의 말들

몇 번의 부끄러움

몇 가지 언짢은 생각들

잠깐의 울적함


소란 속에서

소란을 보태지 않기

미쳐가는 곳에서

미쳐가지 않기

또는

더 미쳐버리기


하수구 구멍에 박힌

머리카락 뭉치

주워 버리는 일의

잦아짐


팔자에 없는 

안정감

어쩌면 갖다 버린

머리카락처럼

어쩔 수 없이

껴안아야 하는

불안감


바르트의 말대로

이러한 것을 

"아주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걸"


되뇌고 또

되뇌면서


그 어떤 일에도

그 누구에게도

마음 닫지 않길

내 안으로 다시

도망가지 않길

기도하는 아침


네가 끓여준 

유자차 한 잔

들이키고

네게 씩 한번

웃어 보이고

돌아서서 


네 향길

되뇌고 또

되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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