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멜레옹 Jun 23. 2022

내 아들의 반짝친구

만 5세 나이로, 7세 반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들. 요즘 지나가다 보이는 간판을 읽기도 하며 부쩍 한글에 관심을 보인다.


하루는 저녁밥을 먹고 쉬고 있는데 아들이 내게 먼저 말을 걸었다.


"엄마 나 반짝 친구 생겼어. 반짝 친구."

"응?"

"반짝 친구. 제일 친한 친구한테 하는 말 있잖아? 문도겸인데! 우리 완전 반짝 친구야!"


순간 나는 아이가 '단짝 친구'를 잘못 알고 '반짝 친구'로 말하는구나. 싶어 웃음이 났다.


"아 그렇구나 후찬아.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좋은 친구 말하는 거야?"

"응. 제일 친한 친구 있잖아. 반짝 친구!"

"응응 엄마도 알지~ 근데 후찬아. 반짝이 아니고, 사실은 단짝이라고 한다~?"

"아니야. 반짝이야. 선생님이 그랬어!"

"선생님이 그랬어? 아마 마스크 쓰고 있어서 조금 다르게 들렸나 봐. 엄마 입 볼래? 반-짝- 아니고, 단-짝! 반 하고 단 하고 조금 다르지?"

"선생님이 반짝이라고 했는데. 내가 들었어 엄마!"

"응 알지 알지. 마스크 때문에 조금 제대로 안 들렸던 것 같아. 진짜 진짜 친하고 꼭 붙어있는 친구를 단짝 친구라고 해. 후찬이 새로운 단짝 친구 생겨서 좋겠다~~ 문도겸은 어떤 아이야?"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입을 보며 ㄷ 발음과 ㅂ 발음의 차이를 익혔다. 아마도 아이는 '반짝반짝 작을 별' 동요도 알겠다, 서로 가까운 친구는 반짝 반짝이는 사이라고 생각해서 반짝 친구라고 이해한 듯했다.


반짝 친구가 생겼다며 신나 하는 아이를 봤을  가장 처음 드는 마음은 '너무 귀엽다'였지만, 마스크 때문에 입을 보지 못하고 언어를 배워야 하는 지금의 어린이들이 안타깝기도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어서 마스크를 훌훌 벗고 선생님의 입모양을 보며 한글을 배울  있는 날이 오기를.


그래도 엄마는 '반짝'이는 너의 생각과 마음을 늘 응원할게!


대한민국 유초등 어린이들 파이팅 ❤


매거진의 이전글 틱 장애를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