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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옹 Oct 21. 2020

어.건.오. 다이어트 모임 결성

어묵 건어물 오징어? 아니고요

화요일 오후, 요즘 들어 자꾸만 옆구리에 친구들이 더해지는 것을 느끼던 나는 식단을 기록하며 체계적으로 하는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이 생각은 오래전부터 머릿속에 맴돌고 있었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문제는 실천이었다.

매일 뭘 어떻게 먹고 있는지를 기록하기가 귀찮고 번거로웠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 '다이어트 모임 같은걸 만들어서 같이 하는 사람들을 찾자'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살고 있는 영국 한인들에게 유명한 한 네이버 카페에 글을 올렸다.


"30대 중반 여성이에요. 같이 건강하게 먹고 운동하며 체중조절하실 분 찾아요~!"


글을 올리자 생각보다 빨리 댓글이 달렸다. 5명을 모집하려고 했는데, 3시간 만에 마감됐다.

카카오톡 단체 창을 만들어 한 분 한 분 초대한 뒤 앞으로의 운영 방안을 공지로 남겼다.


자기소개를 부탁드렸는데, 정말 신속하게 각자의 소개와 왜 운동/식단을 하고픈지 말씀해주셨다.

40대 중년의 한 여성분은 자꾸 늘어가는 나잇살을 빼고 싶다고 했고,

30대 후반의 한 여성분은 키도 크고 몸도 날씬하지만 근력이 없고 자꾸만 역류성 식도염이 와서 건강한 식단을 꾸준히 지속하고 싶다고 했다.

나와 같은 나이의 한 여성분은 출산 후 체중이 많이 불어 스쿼트 같은 걸 매일 해보려고 했지만 지속이 잘 되지 않던 차에 이렇게 함께 하게 됐다고 했고, 나보다 한 살 어린 또 다른 여성분은 계속 탄수화물 (케이크 같은 달콤한 종류)을 끊기 어려워 함께 하면서 극복하며 건강한 습관을 갖고 싶다고 했다.


한 명 한 명, 건강해지고 싶은 이유를 말하는데, 모든 이야기가 내 이야기 같았다. 이렇게 함께 같은 마음으로 건강한 습관을 위해 노력할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에 너무 큰 기쁨을 느꼈다.


나름 이 모임을 주관한 방장(?)으로써, 우리 단체 창의 이름을 생각해봤다.


영국 랜던 다이어트방 (영랜다)? 우리들의 랜선 다이어트(우랜다)?  

뭔가 와 닿지 않는데....


고민하다가, 어제보다 건강한 오늘! (어건오)라는 제목이 생각났다.

팀원분들께 어건오 어떠냐고 여쭤보니 다들 좋다고 하셨다.

처음엔 어제보다 건강하고 날씬한 오늘(어건날오) 라고 했다가, '날씬한'이라는 단어에 부담을 느끼지 않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날씬한'을 삭제했다.


어. 건. 오.

어묵, 건어물, 오징어 아니고,

어제보다. 건강한. 오늘.


남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고, 그저 어제보다 건강한 오늘의 나로 살아가면 되니까. 그렇게 하루하루, 조금씩 건강한 나에 더 가까워지다 보면, 어느새 내 몸과 마음에 건강한 습관이 자리 잡게 될 테니까.


나까지 모두 6명이 함께 하는 작은 모임이지만, 나에겐 이 모임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함께하는 분들께 동기부여를 해 드리고, 정말로 건강한 습관을 쌓아가도록 돕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어쩌면, 건강한 습관을 쌓아가면서 함께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것이 내 진짜 마음이 아니었을까?


이제 오늘부터 어건오 모임이 시작됐으니, 어제보다 건강한 오늘에 초점을 두고 하루하루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가려한다.


제보다,

강한,

늘을 위하여!


어제보다 오늘 더 건강하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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