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에서 남편이 된 내 반쪽에게

띄우는 편지

by 짠맛토커

여보 안녕? 나야 정은이!


여보도 알다시피 난 지난 7월부터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글을 쓰기 시작했어.

근데 사람들은 우리가 만난 이야기를 참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라.

병장과 대위였던 우리가 우연히 다시 만나 결혼을 하게 됐고,

이런저런 추억을 쌓아가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흥미롭다는 걸 글을 쓰면서 알게 됐어.


만남부터 결혼,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써 내려가면서, 지난 기억들을 추억해보기도 했고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어.


우리도 어느덧 결혼 6년 차를 지나고 있네.


아일랜드 더블린, 안산, 평택, 또 지금의 런던에 이르기까지

메뚜기처럼 여기저기를 옮겨 다니며 살고 있는 우리지만,

나는 당신과 함께 살면서, 우리가 '어디에' 있냐 보다는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아.


우리가 지구 어디에 있든,

'함께'라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고 감사할 수 있게 된 게

결혼 생활을 통해 누리는 행복이 아닐까?


비록 살면서 잔고에 '0'원이 뜨는 걸 이따금씩 경험하기도 하지만,

감사하게도 힘들 때마다 우리를 돕는 손길들이 항상 있었고,

주위에서 좋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왔어.


나와 참 다른 당신.

당신을 만난 덕분에 나도 조금은 더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2009년 당시 군복 입고 있던 당신이 내 남편이 될 거라고는

0.0001%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 당신은 나를 "계장님"에서 "누나"로,

다시 "누나"에서 "정은이"로 부르고 있으니, 인생은 참 재미있지?



비록 지금 우리는 결혼 6년 차의 애송이 같은 부부이지만,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넘도록 함께 살며

당신과 함께 아름답게 늙고 싶어!


그래서 내가 '이렇게 늙어보자'라는 주제로 6 가지를 생각해 봤어!



첫째, 유머를 잃지 말자

어떤 나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우리가 되길

아무리 슬프고 힘든 일이 닥쳐와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로운 배짱을 지닌 우리가 되길


둘째, 내 건강은 내가 챙기자

나중에 아파서 병원비로 돈 탕진하지 말고, 건강은 스스로 챙기자

남이 해주는 마사지 같은 것도 좋지만, 내 몸은 내가 관리하고 통제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 아닐까.

나이 들어 서로에게 병수발 들게 하지 말고, 지금 건강할 때 내 건강을 위해 노력하자


셋째, 사랑은, 아끼지 말고 표현하자

당신이 나를 참 사랑하는 걸 내가 알긴 하지만, 더 많이 그 사랑을 표현하고 살면 좋겠어!

내가 늘 하는 말, 알지?

"아끼면 똥 된다"


넷째,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하자

우리는 아직 젊고, 우리의 삶을 그 누구도 규정해줄 수 없다고 생각해.

당신이 내게 그런 것처럼, 나 역시 당신의 가치를 믿고, 당신의 꿈을 응원하고 존중해.

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서,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하자.

당신이 내게 고백했을 때, 기억나?

"진짜 딱 30초만 용기 내보자" 마음먹었다고 했잖아.

당신의 그 용기 덕에 우리가 부부가 된 것처럼,

두려움이 찾아올 때마다, 그때를 생각하며 도전하는 거야!


다섯째, 자녀가 제 길을 갈 수 있게 돕는 현명한 부모가 되자

우리에게는 한 명의 아이가 있고, 앞으로 더 자녀가 생기게 될지 또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자녀가 제 길을 갈 수 있도록 돕는 그런 부모가 되자.

자녀의 기질과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자녀가 꿈과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자.

자녀의 앞길을 축복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자.


여섯째, 서로의 존재를 늘 감사하자

당연하다 생각하면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감사하다 생각하면 모든 것이 감사해지는 것 같아.

서로의 존재를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여기며 살아가자.

내 옆에 있어줘서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하다고,

나와 같이 살아줘서 당연한 게 아니라 감사하다고 말이야.



-언제나 당신의 존재에 감사하며,

더욱더 곱게 늙어가기를 소망하는 당신의 아내가-


딩글4.jpg 전우여, 우리 한 배를 탔으니, 같이 노를 저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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