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을 낳으러 가는 것만 상상해도 슬퍼요
이제 둘째가 태어날 날이 한달 남짓 남았다.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아이의 생활을 어떻게 해야할지 여러가지 방안으로 고민해왔다.
올 초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눌 때엔
동생이 태어나면 외할머니댁에서 당분간 지내다가 엄마가 조리원에 들어가면 아빠와 일상생활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리고, 첫째 아이도 그렇게 알고 있었고 그렇게 수긍했다.
평소, 외할머니댁에서 자고 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아이라 늘 그 부분이 마음에 걸렸다.
할머니가 싫어서라기 보다 내 집, 내 방이 너무 좋은 아이라 집에 가서 자고 싶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부터인가
첫째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도 할머니집에서 자지 않겠다고 했다.
얼마전, 남편이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
임산부인 나의 몸도, 아직 어린 첫째 아이의 건강도 챙겨야 하기에
남편이 방에서 나오지 않고 격리생활을 해보겠다고 했지만 친정집에서 며칠만 버텨보기로 했다.
그렇게 결정하고 짐을 챙겨 친정으로 왔는데,,
우리 아이가 집으로 가고 싶어하는 이유로 결국 할머니집에서 돌아와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나는 우리집이 제일 좋아. 할머니집에서 자는건 싫어. 우리집에서 놀고 우리집에서 잘래."
아이 아빠는 최대한 격리하며 조심했고, 소독하고 내외하며 회복해갔고,
다행히 가족 간에는 전파되지 않았다.
아이의 이런 태도를 보았을 때,
이제 출산이 임박해오는데 친정집에서 아이가 지내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시우야, 이제 보송이가 태어나면, 할머니랑 잠깐 지내야 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엄마, 가지마. 보송이 태어나는거 싫어. 엄마랑 있을거야. 엄마 가지마."
라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이가 이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었는데,
이제 현실로 다가오는 것이 체감이 되는 것인지..
말을 꺼내기도 조심스러웠다.
정말 둘째가 태어나면 어떻게 해야할까.
조리원에 들어가지 않을수도 없고, 병원에서 입원을 안할 수는 없으니..
아이도 감내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마음도 짠하지만, 아이도 그 시간을 미리 준비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갈 수 있게 이야기를 잘 나누어야 할 것 같다.
아이도 나도
우리 가족 모두도
새로 맞이할 가족 구성원으로 변화할 새로운 환경과 미래가 기대되면서도 적응하고 성장해나갈 과정이다.
다가올 미래가 설레면서도 한편 두렵다.
현명하게 잘 헤쳐나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