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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靜天) 에세이 18] 당신은 잊혀질 것이다

잊혀지기 싫다면 바뀌어라

by 한정구

팬데믹이 바꾼 리더십 패러다임


1.jpg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로 인해 알게 된 용어가 있다. 바로 <팬데믹(Pandemic)>이다. 팬데믹이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물론 코로나 이전에도 팬데믹은 있었다. 14세기 원나라에서 시작해 유럽 인구 절반을 죽음으로 몰고 간 <페스트(흑사병)>, 20세기 초 전 세계 인구 5천만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스페인독감>, 그리고 최근 <메르스>, <신종플루>까지 모두 팬데믹이었다.


인류는 ICT, BIO 기술 진전으로 극복할 수 없는 병은 없다고 믿어왔다. AIDS를 극복했고, 암(癌) 정복도 눈 앞에 와있었다. 그런데 2019년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코로나는 자만심에 빠져있던 인류를 두려움으로 몰고갔다.


그 두려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눈부신 과학적 진보 조차 통하지 않아 느끼는 ‘무능감’과. 예전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느끼는 ‘불확실함’이다.


이미 우리 일상은 바뀐 지 오래다. 소통과 인적 네트워크를 위한 노력은 언택트(Untact) 환경 때문에 불가능해졌다. 오히려 소외감 때문에 생긴 ‘코로나 블루’부터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서 빛나던 리더십이 있었다. 바로 <카리스마적 리더십>이었다. 강력한 카리스마는 국민, 직원 등 모든 팔로워(Follower)들에게서 불확실성을 줄여주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아니다.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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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트랜드 모니터 (시크릿하우스, 2020)>는 엠브레인이 실시한 흥미로운 리더십 선호도 조사결과를 보여준다. 엠브레인은 리더십 유형을 삼국지 인물, 조조(위나라), 유비(촉나라), 손권(오나라) 세 가지로 나누었다. 그 동안 사람들이 선호하는 리더십 유형은 강한 리더십(조조), 부드러운 리더십(유비) 그리고 이 조사에는 빠져있지만 카리스마와 지혜의 리더십(제갈량)이었다. 그런데 엠브레인 조사결과는 무척 놀라웠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리더십은 조조, 유비, 제갈량도 아닌 손권의 리더십이었다.

333.JPG (사진 출처 : 게임 삼국지)


엠브레인이 실시한 조사에서 손권의 리더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배우려고 하며,

- 신중하고 겸손하며 야망을 크게 펼쳐 일을 벌이기 보다는 기존 자신에게 있는 것을 잘 지키는,

- 때로 신중하다 못해 우유부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안정감 있는 스타일


엠브레인 조사결과는 무능감과 불확실함 때문에 두려워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제 사람들은 성공, 성장보다 예측가능함, 수평적 질서, 안정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팬데믹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언론, 출판은 포스트 코로나를 주장하지만 사람들은 불신의 눈빛을 보낸다. 이 코로나는 당장 극복할지 몰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우리는 계속해서 ‘with Virus’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도 완전히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Untact는 계속될 것이고 불신과 두려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타인에게 불확실함을 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안정을 주는 사람인가? 안정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리더거나, 팔로워거나 곧 잊혀질지 모른다.



글 | 정천(靜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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