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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Sep 13. 2022

수리남

NARCO-SAINTS, nouvelle série coréenne

오랜만에 듣는 이름 수리남


내가 프랑스령 기아나에서 거주할 때 차로 여행을 갈 수 있는 나라는 수리남과 브라질 북부였다.

나는 두 곳 모두 위험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3년 동안 단 한 번도 차로 여행을 가지 않았다.


남편은 프랑스 외인부대 훈련을 위해 파라마리보를 비롯해 수리남에 3번 방문했었다. 훈련 후 마을 관광을 할 때 사진을 나에게 보내줬었는데.. 역시나 내가 좋아할 만한 도시는 아니었다.


왜냐면 아마존은 내가 살았던 기아나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기아나가 차라리 프랑스 영토라 네덜란드에서 독립한 수리남보다는 나은 환경이었다.


드넓게 우거진 아마존의 숲

씨만 뿌리면 습한 날씨 덕에 알아서 쑥쑥 자라 주는 풀잎.

3개월만 지나면 바닥에 깔려 있던 풀들이 무릎, 허벅지까지 자라니 무서운 속도임에 틀림없다.


풀들 잘라 팔면 곧 돈이 된다.

먹고살기 위해 그 풀이라도 뜯어 팔아야 한다. 그래서 인구의 절반이 마약 관련 사업에 관련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건 프랑스령 기아나도 마찬가지다. 다른 남미들도 비슷할 것이다.


프랑스 기아나와 수리남 브라질 북부는 모두 비슷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과거 노예, 이민자, 난민들이 뒤섞여 영어 네덜란드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등 남미에 거주하는 다양한 민족들이 자리 잡고 사는 곳.


남미 대륙에서 가장 작은 나라 수리남.

'어느 프랑스 외인부대원 아내의 이야기' 책 소개 지도를 한지로 만들었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넷플릭스에서 나온 6부작 수리남에 대한 리뷰를 봤다.


"내가 아는 그 수리남? 그 위험한 곳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말도 안 돼"


그렇다. 말이 안 됐다. 실제 드라마 촬영지는 도미니카 공화국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제주도나 주 등 드라마 세트장에서 촬영을 했다고 하는데 드라마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될 만큼 많은 부분에 신경 쓴 것이 느껴졌다.


해변가 레스토랑 음식을 보니 대서양 바다에서 건진 해산물로 가정식 양념을 가미해 팔던 기아나 음식들이 생각났다. 신도들을 구타하는 장소 주변의 낡은 감옥 같은 건물들도 기아나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가짜 세트장이라면 미술팀에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나는 왜 그리도 강아지 소리가 크게 들렸는지 모른다.


인트로 부분은 항상 스킵해서 보는데 수리남 인트로는 지루하지 않았다.

자막에 회사 이름들이 나올 때마다 생각했다.

"저 회사들 주식도 많이 올랐겠구나..."


잔인한 부분이 많아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리며 화면을 보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

나는... 차마 못 보겠더라. 왜 마약과 중국인, 조선족은 함께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아 드라마 내용은 수리남에서 마약을 팔던 한국인 조봉행이란 인물의 이야기를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다.

마약왕도 대단하지만 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 그분(하정우 역)의 삶도 참 파란만장하단 생각이 든다.


한국 대사관에 전화해 제발 도와달라고 사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전도연이 주연했던 '집으로 가는 길' 영화에서도 같은 장면이 나온다.

나는 사실 이 영화로 인해 외국의 한국 대사관에 대한 인식이 나빴었다.


공무원들은 서류가 접수되어야 일을 시작할 수 있고 감옥에 이유 없이 갇힌 국민은 서류 따위 신경 쓸 시간이 없으니 양쪽 다 이해는 되지만 영화 속에서 대사관 직원들을 아주 못되게 표현했었다.


그 후 기사를 통해 대사관 직원들의 노력과 국제 변호인의 수고로 형을 감면받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2004년도 사건이 2013년도에 영화로 소개됐다.

가난한 전도연은 수리남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보석 운반을 해주4-5백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아르바이트를 한다.


파리 오를리 공항에서 마약 운반책으로 잡혀 프랑스령 마르트니끄 섬 교도소로 보내지게 된다. 그녀의 남편 (고수 역)의 시위로 추적 60분에 소개되며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 아르바이트가 바로 수리남의 마약왕 조봉행을 위한 일이었다.

희대의 사기꾼이 실존 인물이라는 것에 놀랐고 그렇게 사기를 치고도 한국에서 단 10년만 감옥에서 보냈다는 것에 두 번 놀랐다.


감옥에서 나온 뒤 그동안 사기 쳐서 벌어놓은 돈으로 지금 편히 산다고 하는데...

제 버릇 누구 못 준다고 과연 가진 돈에 만족하며 조용히 살고 있을지 의문이다.


세뇌당하는 수리남 파라마리보 한인 교회 성도들이 현재 논란 중인 브라질 돌나라 농장 성도들과 겹쳐지며 더 실화처럼 느껴졌다.


마지막 헬기 씬을 보면서 "우리나라 드라마 스케일이 이렇게 컸던가?"  드라마를 잘 안 봐서 그런지 많이 놀라웠다 그리고 멋있었다.


수리남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이와 같은 결의 드라마를 소개하고자 한다.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를 소개하는 드라마다.

가난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사금 캐석, 마약, 매춘, 갱 조직 등)이 닮긴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적나라하게 소개한 드라마다.


까날 플뤼스 Canal+ 에서 만든 "귀안 Gyane" (프랑스령 기아나) 이란 드라마다.

나는 하루 동안 잠 안 자고 시리즈 1의 10부를 몰아서 봤다.


내가 사는 곳이 배경으로 나오고 내가 아는 사람이 연기자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기아나의 문화생활 실화를 그대로 옮겨놓아서 인기를 얻어 시리즈 2까지 제작되었다.


아래는 '어느 프랑스 외인부대원 아내의 이야기' 책 37 페이지에 소개된 드라마 내용이다.

까날 플뤼스Canal+ 채널에서 만든 드라마 <라 귀안 La Guyane>을 보면 이곳 프랑스령 기아나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얼마나 잔인한지, 얼마나 폭력적인지, 얼마나 마약이 넘치고 외국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떻게 사금 캐석을 해서 돈을 버는지,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서야 새 노래 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게 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면서 한 손엔 새장을 들고 다니는데 그 이유가 새 노래 대회에 나가기 위해 늘 연습을 시킨다 는 것이다. 2년 살면서도 그 대회를 볼 일이 없었는데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다.


브라질 여자들이 왜 이렇게 드센가 했는데 드라마를 보며 ‘그들이 자라온 환경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Guyane la serie saison 1”으로 검색해보면 드라마를 볼 수 있다. 불어가 가능한 분들이나 기아나가 궁금한 분들에게 이 드라마를 강추한다. 인기가 많아서 현재 시즌 2도 촬영 중이다. 얼마 전 카옌 카니발 Carnaval 때 드라마 촬영을 했고, 정글 촬영을 위해 외인부대원들이 촬영 협조를 하러 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시즌 2에는 또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 2017년 기아나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jT80CeqnZOE


드라마 시리즈가 떠 있던 유튜브를 현재는 찾을 수가 없어 안타깝다.

현재는 Canal+ 사이트에서 유료로 볼 수 있다.



나는 잠시 드라마 수리남을 통해 남미를 여행했다.

참 오랜만이다.


리남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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