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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니에 Apr 21. 2019

아네스 바르다와 JR

프랑스 영화감독 Agnés Varda 스트릿 아티스트 JR

아침 출근길에 읽은 기사 한 토막.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30주년 사진전 이후 JR의 근황을 전하고 있었다.

쿠바 하바나 비엔날레를 위한 작품

루브르 박물관에 2번의 사진전을 맡았던 스트릿 아티스트 JR의 작품은 첫 번째 2012년도에 I.m.pei 의 피라미드가 만들어지기 전 모습을 재현했다.

<루브르박물관 피라미드가 사라지다>

2번째 사진전은 얼마 전 2019년 3월. 인터넷으로 신청한 4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일주일간 바닥에 사진을 부착했다. 공개된 지 몇 시간 만에 수많은 관광객들로 작품이 망가지고 말았다.

루브르 박물관 내 서점에 전시 된 JR의 제품들

그의 작품 속의 눈은 꿈을 상징한다고 한다.
그는 인간을 존중하며 특히 소외된 계층에 관심을 기울인다. 파리 길거리 벽에 불법으로 하던 작업을 파리시에서 지원해주었을 정도로 그의 작품엔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사람 눈 (=꿈)사진을 부착하고 그 위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작품처럼 말이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진들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에 퍼져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연과 사진을 올려주면 JR 쪽에서 대형 사진을 인쇄해 전 세계로 보내준다고 한다. JR이 직접 가지 않아도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어디서든 받아 스스로 부착할 수 있다. 그는 2011년 TED가 뽑은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예술은 예술이 되고 도시는 갤러리가 된다 -JR"


JR은 여성의 존엄성을 강조하기 위해 "여성은 영웅이다 Women are Heros" 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브라질, 캄보디아, 라오스, 파리 등에 사진 전시했다. 사진들은 풀로 부착하기 때문에 비가 오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고 한다.

파리 센느강에 부착된 임신한 여성의 나체사진

Agnés Varda 아네스 바르다와 JR이 함께 찍은 영화 "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이란 영화가 2018년도에 한국에서 소개되었다. 이 영화로 70회 칸 영화제에서 골든 아이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https://youtu.be/1526eCgSkdI


1928년생 아네스와 1983년생 JR이 몇 해 전부터 함께 콜라보 작품 활동을 하였다.

두 사람의 콜라보 작품 중 하나


아네스는 벨기에 출생으로 파리에서 거주했으며 1960년대에 프랑스 영화계의 누벨바그 Noubelle vague 운동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이다. 영화계의 주제와 기술 혁신, 전통과 관습에서 벗어나 작가주의 영화를 만들고자 한 이 운동은 전 세계 영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바그다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34개 부문에 수상 기록을 남겼고 2019년 3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에 대한 헌사로 2019년 5월에 있을 칸 영화제에선 그녀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발표했다. 칸 영화제에선 이미 2015년에 바그다의 공로를 인정해 황금 종료상을 수여했다.

55년의 나이 차이가 나지만 이 두 사람의 목표는 같았다.

<사람들과 같이 함께 창조해 나가는 것,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한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으로 순간을 놓치지 말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기록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7월 21일 나는 루브르로 야외 영화를 보러 갔다.

일주일 동안만 열리는 시네마 중 단연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을 보고 싶었다. 당일 새벽까지도 표가 없었다. 누군가가 취소할 경우 티켓을 받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남겨놨다. 그리고 영화 시작 몇 시간 전에 메일을 받았다.

영화 시작인 밤 10시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다.

시네마의 시작은 행사 주최 측과 루브르 박물관장 그리고 JR이 직접 등장했다. 그는 루브르 피라미드 기념 30주년 사진전을 준비하는 동안 매일 아네스 감독 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날 역시 "내일 보자" 인사를 나누었는데 더 이상 그녀를 만날 수가 없았다고.. 아네스 감독이 90세 나이로 하늘로 떠났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흐뭇했고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사진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마을에 생기를 불어 주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보고 오고 싶었는데 그럼 집에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 밤 11시 반에 루브르를 떠났다.

얼마 전에 있었던  샹제리제 야외극장에 당첨되지 못한 아쉬움을 이렇게 달랬다.

2021년 3월 트로카데로 광장에 설치된 작품
2023년 9월 오페라 가르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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