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2차 이동금지가 시작되면서 또다시 온라인 무료공연이나 온라인 박물관 투어가 오픈되었다. 또 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제공해주는 무료공연 덕에 집에 갇혀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나와 같은 이들은 위로를 받는다. 그래서 나도 사진으로나마 잠시 휴식을 취하라는 의미로 여행 사진을 올리려고 한다.
직접 가보지는 못하지만 5분의 휴식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1차 이동금지가 풀리고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시기가 올해 6월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7월 초에 2달 여름 방학에 들어갔다. 남편은 올초 5개월 동안아프리카 말리에 파견을 다녀왔다. 그 기간 중에 2명의 외인부대원이 전사했다. 원래는 4개월 파견을 떠났는데 프랑스 이동금지 때문에 다음 교대할 팀들이 훈련을 받지 못하고 교대 시기가 늦어지면서 한 달 하고도 10일이 지연되었다. 우리 모두에게 휴식이 필요했다. 올여름에 외국 관광객이 없는 시기를 틈 타 노르망디로 여행을 계획했다.
하루에 2곳의 마을을 돌았는데 마을이 하도 작다 보니 슈퍼를 가려고 잠깐 걸어도 다른 마을이 나올 정도였다. 아마도 5일 동안에 12~ 13개의 마을을 들렸던 것 같다.
첫날 첫 번째 마을은 뵐 레 호즈 Veule les rose 이다. 아침 6시에 파리 근교에서 출발해 3시간 반이 걸려 도착한 이곳은 노트르담드 파리를 쓴 빅토르 위고 기념비가 있는 장미와 꽃들로 뒤덮인 아름다운 마을이다.
다음으로 이동한 마을은 그 유명한 코끼리 바위가 있는 에트르타 Etretat이다. 경찰들이 마스크 착용하라고 소리를 치고 있었는데 정말로.... 사람들이 많아서 둥둥 떠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르망디 여행 중 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소로 한 달 정도 머물며 저 언덕에서 책이나 실컷 읽고 베짱이 놀이를 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Falaise d’Étretat après, la Porte d’Aval - Gustave Courbet (1819-1877)
구스타브 쿠르베의 코끼리바위 절벽
Claude Monet, Soleil couchant à Etretat, 1883
클로드 모네가 그린 에트르타
1885년에 모네가 그린 낚시배 작품의 장소
2일 차 오전에 방문한 도시는 옹플뢰흐 Honfleur 이다. 거대하고 엄청 긴 다리를 건넜다. 노르망디 다리였다. 너무 멋있어서 통행료 5유로가 아깝지 않았다.
노르망디 다리를 건너자 나오는 옹플뢰흐에서 보이는 한인 레스토랑. "앗! 이곳에 한인들이 많구나" 감이 왔다. 아니다 다를까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원에는 한국인들의 사진 전시가 있었고 마을을 구경하다 보니 한국인이 운영하는 갤러리까지 있었다. 분명 이곳은 남프랑스의 몽펠리에처럼 한국인 작가들이 모여 예술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항구
기념으로 애들 컵을 사왔다. 금방 깨져버렸지만..
노르망디, 브르타뉴 모두 크렙에 시드르가 유명
손차룡 화백의 갤러리
박종우 사진전
이대성 사진전
옛날에 빨리터였나보다
2일 차 오후 방문은 트루빌 Trouville이다. 옆 마을 도빌과 다리 하나 사이에 위치한 마을로 도빌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깨끗하고 럭셔리한 분위기에 주차장 자리 하나 찾기가 힘든 관광지이다.
트루빌 시청
뒤에 보이는 카지노
관광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꼬마기차와 그 자리애서 사 먹을 수 있는 해산물 시장
3일 차 오전에는 도빌 Deauville 을 다녀왔다. 파리에는 20구로 지역이 나눈다. 도빌은 파리지앵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라 파리의 21구라 불린다고 한다. 왜냐면 파리에서 기차를 타면 바로 도빌의 바닷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빌은 샤넬 매장이 있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코코샤넬 여사가 1호점은 파리 1구 깜봉 거리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두 번째 매장은 이곳 도빌에서 오픈했다고 한다. 현재 샤넬 매장은 없지만 많은 명품매장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미국 영화제와 아시아 영화제로 유명한 곳이라 외국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이다. 작지만 엄청 럭셔리한 마을이다.
갤러리 라파에트 건물로 기억되는데.. 건물 한켠에 사진전이 전시되어 있었다. 파리에 사는 주인공이 기차를 타고 도빌을 관광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4일 차는 2차 세계대전 박물관 Musee Memorial 이 있는 껑 Caen 이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오로지 군인을 위한 여정 같다. 스케줄을 남편이 담당하는 관계로...
파블로 피카소의 1937년 작품 게르니카 - 학살과 전쟁에 대한 주제로 그려진 작품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원본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보관 중이다.
전쟁기념관은 1차 2차 세계대전 및 유럽발 아시아발 아프리카나 중동의 현재 진행형 전쟁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4일 차 오후에는 옆 마을 몽고메히 Montgomery 라는 바닷가 마을에 들렀다. 이곳은 소드 비치로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미군이 독일군과 싸워 상륙했던 곳이다. 마을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두 분이 아코디언을 연주하고 있었다.
1944년 6월 세계2차 대전 노르망디 상륙작전 모습
5일 차 오전 여행은 오마하 비치 박물관이 있는 Musée Mémorial d'Omaha Beach 쌩로랑 쉬흐 메흐 Saint-Laurent-sur-mer 로 향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미군이 상륙했던 곳으로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곳이다.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오마하 비치에서의 상륙작전을 볼 수 있다. 이곳에 도착하니 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는 용산 전쟁기념관에도 애들과 다녀왔다. 많은 미술관과 박물관을 다녀봤지만 한국의 박물관 수준이 우수하다는걸 매번 느낀다.
5일 차 오후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캐나다군이 상륙했던 주노 비치 Juno beach가 있는 꾸흐쏠 쉬흐 메흐 Courseul-sur-mer 에 갔다. 일부러 찾아갔다기보다는 다 그 주변 마을들이다. 작은 마을을 관광지역으로 살리려다 보니 박물관이 들어선 것이다. 아이들과 해변에서 모래놀이를 2시간 정도 하고 저 멀리 보이는 놀이기구가 있는 시내 쪽으로 이동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박물관에 들어가게 되었다.
해변가에 있던 사진. 드골 장군이 1944년 6월 24일에 이 해변에 정박했던 모습을 담고 있다.
캐나다군 전사자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저녁에 숙소에 들어갔다. 마지막 날 여정인 몽쌩미셀가는 방면에 숙소를 잡았는데 우리를 맞이해 준 주인 아주머니께서 생로 Saint-Lo 를 다녀오라고 관광 책자를 주시는게 아닌가. 숙서에서 8분 거리라고. 계획에도 없는 쌩로 라는 마을을 방문했는데 전쟁 잔해가 남아 있어서 그런지 왠지 쓸쓸한 모습이었다.
세계 2차 대전 1944년 전쟁 당시의 saint-Lo 모습
1944년 6월 6일 폭탄이 투하되어 마을이 초토화되었던 생로
노르망디에서 꾸준히 먹은 홍합에 감자튀김.
6일 마지막 날 15년 만에 다시 찾은 몽쉘미셀 Mont-saint-michel을 방문했다. 그 사이 주차장도 새로지어 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관광객이 많았다.
각 지역을 상징하는 뱃지
8월에 갔는데 파리는 30도가 넘어가는 날씨인데 비해 노르망디는 22도였다. 원래 프랑스인들은 한 곳에서 편히 한 달을 쉬다 오는 것을 여행이라 하는데 우리는 그러기엔 볼거리가 너무 많아서 한 곳에서 지루하게 쉬고 싶지 않았다. 이왕 멀리 온 거 다양하게 보고 추억을 담고 싶었다. 그리고 매일 다른 숙소도 재미있었다
첫날은 캠프장이 있는 텐트형 숙소였고 둘째 날은 수영장이 있는 골프장 호텔이었다. 나머지는 지역의 프랑스 개인 가정집이었는데 각 집의 인테리어나 음식, 각 방의 데코레이션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숙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아프리카 컨셉의 가족방, 특히나 아이들방에 많은 책과 다양한 놀이, 분장의상까지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