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쇼핑, 아쉬탕가 요가
인도에서 원숭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특히 우리가 머물렀던 아쉬람 발코니에는 수시로 원숭이 친구들이 몰려오곤 했다. 심지어 깍두기 키만한 원숭이가 낮에 열린 방문으로 들어와서 냉큼 사과를 집어가는가는 일도 있었다. 너무 비현실적인 광경에 순간 모든 동작이 일시정지. 옆에서 깍두기는 웃겨 죽겠다며 배꼽을 잡고 구르고 있었다. 이 일만큼은 평생 기억하지 싶다. 그런데 고 녀석 참 사과 다 먹고 또 와서 방문을 연다. 인도 친구들에게 배운 대로 신고있던 쓰레빠를 냉큼 벗어 오른손에 들고 번쩍 하늘로 들었다. 호랑이 엄마 표정으로. 그랬더니 걸음아 나살려라 도망가는 녀석이었다.
친구 수라지와 함께 인도 전통시장으로 쇼핑을 가기로 한 날이다. 수라지는 학교를 길게 다니지는 못했지만 삶과 생활의 지혜가 많은 친구였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나타나서 척척 쉽게 해결해주고 유유히 사라지는 그가 참 고마웠다.
시장의 물건들이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았다. 여행 선물보다는 현지인들의 생활용품점과 옷가게들이 많았다. 그래서 한차례 둘러보고 시원한 가게에 들러 나와 수라지는 짜이를 깍두기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금방 되돌아왔다.
깍두기는 공주옷을 입고 내내 행복했다고 한다. 네가 행복하다면야....
아쉬람에서 조금 쉬다가 옴샨티옴에 아쉬탕가 요가 수업을 들으러 갔다. 예쁜 옷도 입고 배도 차서 기분이 좋은 깍두기와 나란히 수업을 들어갔다.
아쉬탕가 요가에는 동작과 동작 사이에 점프쓰루가 있는데 어른들이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웃겼는지 분위기 파악 못하고 깔깔깔깔 배잡고 웃는 깍두기 ㅎㅎ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라니.....ㅎㅎ
어쨌든 내 옆에 분이 아쉬탕가 선생님 그리고 그 옆에는 나와 같은 아쉬람에 머무는 프랑스 커플이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사진이나 한 장. 찍사는 우리의 포토그래퍼 깍둑양. 엄지척.
수업을 마치고 기진맥진한 나와 쌩쌩한 깍두기는 생과일주스 아저씨한테 갔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하루에 두세잔씩은 기본으로 사먹었다.
하타요가 위주로 수련하다가 오랜만에 아쉬탕가를 하니 삭신이가 쑤셨다. 쇼핑에 요가에 야무지게 보낸 하루였고 다음 날은 여느 때처럼 계획이 없었다. 마음이 이끄는대로 또 한번 흘러가는 하루.
계획한 3월 한달이 막바지를 향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