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는 애보다 더 많은 개가 있는 스페인
태어나는 애보다 더 많은 개가 있는 스페인. 그리고 점점 많은 반려동물 가구가 많아지는 한국. 일단 사회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개가 더 살기 좋은 건 스페인이다.
*실질적으로 야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이 ‘개’인 관계로 이 포스팅을 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됩니다*
스페인
멍멍이를 정말 많이 키우고 자식처럼 여긴다.
길을 걷다가 너무 예쁜 멍멍이를 만나서 쓰다듬어도 되냐고 물어보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표정을 보여준다. 길을 걷다 보면 5분에 한 번씩은 길에서 개와 산책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나이가 들거나 젊거나 자신들의 멍멍이를 데리고 나온다. 소형견~ 대형견까지 종류는 많다. 대형견도 꽤 많이 보았다. 유럽 국가는 개 혼자 두고 여행길에 가면 옆집에서 보고 신고한다고 한다. 유럽 국가는 국경선만 넘으면 되니 개들과 함께 여행하기가 좀 더 수월할 것이다.
+ 노숙자들이 개(주로 대형견)와 같이 있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노숙자들 정서적 도움이 되며 서로 의지하는 관계로 보였음)
< 재밌었던 점 >
그냥 개들과 그들의 주인을 바라보다가 느낀 건데 덩치가 큰 아저씨, 할아버지가 소형견을 끌고 가는 경우를 많이 봄 ㅎㅎ 그리고 젊은 여성들이 대형견을 끌고 가는 모습도 많이 보았다. 덩치 거대한 남자들이 귀여운 소형견 끌고 가는 모습을 보면 무슨 일러스트 캐릭터 같고 귀엽고 그렇다 ㅎ 그리고 대형견들도 말 잘 안 들으면 주인이 애들 입을 딱 잡고 뭐라 뭐라 혼내면 바로 기죽고 끼잉 거리면서 말 잘 듣는다.
<개 키우는 환경>
좋음 > 개들이 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을만한 환경들 > 애들이 확실히 유순하고 행복해 보임.
개 놀이터
바르셀로나 곳곳에는 개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 공간이 있다 > 이건 처음 바르셀로나에서 살 때 집 앞에 바로 있어서 가끔 우리 집 개들 보고 싶을 때 가서 구경하다 오곤 했다. 운이 좋으면 쓰다듬을 수 있었다. 흙이 있는 공터인데 펜스가 있어서 개들 주인은 개들을 데리고 거기에 풀면 자기들끼리 그 안에서 실컷 놀고 개 주인들은 자기들끼리 이야기 나누고 멍멍이들을 지켜본다.
최근 기사를 보니 이런 멍멍이 놀이터를 2년 안에 더 늘릴 거라고 함. 바르셀로나 멍멍이들 더 행복해지겠네.
가게들 앞에 개 줄을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빵집, 약국, 대형마켓 등등 가게 앞에 개들이 기다릴 수 있게 전용 고리가 설치되어 있거나 고리가 없어도 걸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근데 또 이번 포스팅을 쓰면서 기사들을 찾아보니 2023년 9월부터 개들을 거리에 주인을 기다리게 오래 세워두면 500유로 벌금을 내야 한다. (이건 바르셀로나인가 마드리드 기사였던 것 같다) > 개들을 위해 만든 법으로 보인다.
대중교통 메트로 이동.
우리나라는 시각안내견 아니면 캐리어에 넣어 있는 개들을 간혹 볼 수 있다. 그런데 바르셀로나 지하철에선 대형견들을 지하철에서 많이 보았다. 주인도 애들을 잘 앉아있게 교육을 시킨다.
그런데 또 최근에 생긴 법을 보니 바르셀로나 메트로에 개를 태울 수 없는 시간을 정해놓았다. 오전 출근시간 2시간이랑 오후 퇴근시간 2시간이다. 사람이 몰리는데 개들이 있으면 사고도 있을 수 있고 불편한 상황이 발생해 정한 것 같은데 어느 정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반려동물의 산책권을 지켜주기
코로나로 유럽권 국가들, 특히 스페인이 락 다운으로 거리에 나와서는 안되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 시기가 있었다. 약국, 슈퍼마켓 말고는 나갈 수 없었지만, 거기에 더해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는 것은 허락이 되었다.
덕분에 웃긴 기사들을 발견하곤 했다. 2020년 락다운 한창일 때 밖에 나가고 싶은 누군가 반려동물 산책 가능을 이용해 물고기가 든 어항을 가지고 나왔다가 경찰에게 걸려서 벌금 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다면 무조건 개들에게 우쭈쭈 하는 것인가 > 그건 아닌 듯 대형견이나 잘 으르렁 거리는 개들은 개 입마개 하고 있었다.
+ 개 외에는 다른 반려동물은 내가 볼 수가 없어 적지 못했다. 고양이나 새 같은 경우는 거의 집에만 있으니 말이다. 우리 밑에 집 할아버지가 거북이를 대형 욕조에다 넣고 테라스에 넣고 키우는 건 보았음 다만, 메트로를 타면 어떤 사람들 옷에 털이 잔뜩 붙어있는 경우들을 몇 번 보았는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인가 보다 하고 내적으로 미소 짓곤 했다. 아! 길 고양이를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길 고양이가 진짜 많은데 바르셀로나에선 따로 본 적이 없다.
< 스페인에서 이건 고쳤으면 하는 반려동물 문화 >
애들 산책 보고 볼일 본 건 좀 치우자!!!!!
안 치우고 그냥 가는 경우가 꽤 있어 나중엔 개똥 노이로제 걸릴 뻔함 > 그리고 나도 한국에 개가 있을 정도로 개가 너무 좋았는데 나중에는 개똥 안 치우는 애들 때문에 개들에게도 사랑이 절감될 정도였다. 그래서 시에서는 물 뿌리는 차가 있어 아침 일찍 골목마다 물을 뿌리고 환경미화원이 치운다고 해도 매일매일 있는 똥은 정말 정말 싫었다. 이 와중에 그래도 어떤 어르신들은 페트병에 물을 담고 와서 데리고 온 애들이 소변본 것도 물로 치우는 매너를 보여주심.
그런데 개념 없는 애들은 진짜 안 치우고 풀어놓고 막 싸게 두고 그냥 감 > 세상에 나쁜 개가 있는 게 아니라 주인이 문제인 것임. 이건 정말 정말 정말 벌금을 세게 물려야만 안 할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
반려동물 키우는 가구 세대가 정말 늘었다.
그리고 반려동물 사업도 정말 커졌다. 작년에 강릉 갔을 때 놀란 게 애견 펜션이나 숙소가 정말 많았다. 또 애견카페 증가, 애견미용, 애견숍 규모도 커져 정말 예쁘고 다양한 제품도 많고 강아지 유치원 차도 가끔 본다. 이제 한국 사회에선 확실히 알았나 보다.... 반려동물이 돈이 된다는걸.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비율이 올라간 것 같다. 개는 물론 고양이, 새, 파충류 등등 정말 많은 반려동물들이 있는데 압도적으로 개 1순위, 그리고 고양이가 2순위일 것이다. 나도 멍멍이들 산책 시키다 보면 많은 멍멍이들을 만난다. 멍멍이들 주인들은 서로 뭔가 반갑고 서로의 개들을 귀여워해줌. 비나 눈이 오지 않는 이상 산책은 하루 1번 해준다. 대형견보다는 소형견, 소-중형견 사이, 중형견들이 대다수가 가끔 대형견인 진돗개, 허스키, 대형 푸들 등을 마주친다.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는 개인적 생각이지만, 사실 공공시설이 갖춰져 있기보다는.. 뭐랄까 물질적이라고 해야 하나. 개들이 편하고 즐거우려면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멍멍이들은 목줄을 한 산책 시간이나 아예 전용 펜션이나 놀이장에 가지 않는 이상 사실 마구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스페인같이 저런 멍멍이 놀이터가 있다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려면 개들이 다른 개들에게 공격하지 않은 사회성 교육을 받아야 되겠다. 안 그러면 유혈사태나 주인들끼리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 생길 것이다.
작년에 목격한 사건인데 길에서 갑자기 누군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보니깐 길에서 개 둘이 마주쳤는데 으르렁 걸렸는지 대형견 주인이 소형-중형견 주인에게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삿대질을 하고 있었다. 대형견 주인은 젊은 여자였는데 '네가!! 어쩌고'하면서 소형견을 안고 있는 중년 여성에게 반말에 공격적인 태도였고 아줌마는 그저 기가 막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잘잘못을 내가 알 순 없지만, 서로 개 키우는 사람들끼리 이렇게 싸우고 해야 하는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 개가 다른 이웃을 물어 사람이 죽기도 하고 다른 개가 길에서 갑자기 자신의 개를 공격해 죽는 사건도 있었다. 결국엔 주인이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했으면 책임지고 교육해야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지 않은가> 나쁜 주인만 있을 뿐이지. 또 사회적으로 시스템, 규칙을 만들어 두어야 한다 > 현재는 반려동물을 키우면 개인적 책임, 개인의 선택으로만 둔다.
이렇게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데 그만큼 많이 버려진다. 귀엽고 특이해서 키우다가 막상 키워보니 힘들어서 버리고. 뭐 하는 거지? 진짜 생명을 물건보다 못하게 대한다. 독일처럼 개를 키우려면 키울 수 있는 능력과 인성을 가지고 있는지 다 체크해서 허가해야지. 아니면 진짜 버려지거나 학대당하는 개들이 줄지 않을 거다. 여러 학대당한 개들을 보았는데 너무 끔찍했다. 상상이상이다.
번식농장도 그렇고 번식농장에 쓰인 개들을 애견미용학원에 실습으로 쓰인다는 글도 본 적이 있다. 추운 겨울에도 찬물에 그냥 담가진다고 한다. (몇 년 전 글이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개를 도구화해서 돈을 벌지만, 개를 돌보진 않는다. 쓰임이 없으면 버려지는 건 너무 무서운 일이다.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닌 거 안다. 그런데 난 해외에서 그렇게 한국처럼 개들을 밖에 전시해서 판매하는 경우를 못 보았는데? 미국도 예전에 달마시안 영화가 나오고 달마시안 붐이 일어 키우다가 생각보다 사나워서 많이 버려졌다고 어디서 본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주인들의 마음가짐이나 사회적 분위기가 더 안 좋다.
예전 10년 전쯤 아는 지인이 타지에 혼자 살게 되면서 외로워 개를 키웠다. 짖어서 이웃에게 항의가 오자 다른 아는 사람에게 보냈다. 그 후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또 키웠다. 그런데 결국 또 주었다. 또 키우다가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때 난 이미 그 사람과 인연을 끊었던 상태였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개를 인간보다 더 생각하고 위하게 키우면 안 된다고. 나는 개가 인간보다 더 위하고 우쭈쭈 하라는 게 아니다. 키우기로 마음먹었으면 그들의 생이 끝날 때까지 책임지고 가족으로 대하라는 말이다.
결국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지, 소유물로 대하는지의 문제인 것 같다.
반려동물을 유투버나 인스타로 스타로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도 많이 보인다 > 자랑하는 걸 좋아함. 그들이 사랑스러운 건 확실하나 꼭 이렇게 다 노출을 해야 하나 싶다.
개는 절대 안 된다고 한 부모님이 지금은' !! 혹은 버려진 유기견이 사랑을 받아 어떻게 변화하는지등의 콘텐츠들을 보면 웃음, 눈물이 나긴 하지만 비슷한 콘텐츠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키우다가 가끔 찍는 게 아닌, 콘텐츠의 주인공 자체가 되어버리면 억지로 만들어야 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다들 사랑으로 키우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거라.... 믿는다.
+
길 고양이 너무 많다. 나는 고양이들도 좋아하는데 애들 2년도 못 산다고 한다. 또 길 고양이를 도와주는 캣맘에 대한 혐오 시선도 늘었다. 고양이들도 쥐 잡으라고 키웠다가 필요 없어서 버려지니 번식으로 이렇게 증가한 거 아닌가 > 이것도 사회적 책임 필요함
그럼에도 정말 자신의 애들처럼 키우는 분들도 많이 보았다. 어르신들이 애들을 사랑으로 키우며 나이가 들어 아프면 걱정하면서 병원 데려가신다. 이런 애들이 기본 10살 이상이 된다. 가족으로 대하고 키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함. 키우다 유기하면 사회적 페널티나 벌금 혹은 사회적 기록을 남겨서 다시는 못 키우게 해야 한다. 번식농장 사라져야 한다. 생명을 상품으로 전시해서 파는 애견숍 사라져야 한다. (참고로 우리 집 애들은 유기견과 다른 주인이 못 키운다고 해서 받은 한 마리 해서 총 2마리입니다) 반려동물은 이제 떨어질 수 없는 사회가 되었으니 사회적 시스템과 법을 구축해야 한다 > 이미 여러 케이스를 거쳐온 해외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 문화에 맞게 제정하기. 다행히 학대당하고 유기된 애들을 구출하고 돌봐주는 단체들이 우리나라에도 꽤 있다. 대표적인 유명인으로는 이효리&이상순 부부. 유명인 참여하니 확실히 많이 알려지게 되어 다행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스페인보단 더 깨끗하지만...
개똥 잘 안 치운다. 좀 치우자. 길에 개들 배변을 치우는 비닐까지 설치되어 있으니 치우자. 주인이 잘해야 반려동물에 대한 시선이 좋아지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