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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Nov 25. 2024

인생의 황금기_하

#7

수시 2차 면접에서 예비 3번으로 합격했다.

 '그럼 그렇지. 내 인생 쉽게 얻어지는 게 없지.'

한 달 정도 마음 졸이다 합격 통보받자마자 등록금을 결제했다.

그때는 교수님이 더 좋아하셨던 것 같다.

 "그래 가서 지금처럼만 해라. 응원한다."

집에서도 표현은 안 했지만 좋아하셨던 것 같다.

 "서울로 가냐? 가라."

나는 무엇보다 보람과 성취를 계속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기뻤다.

 '내 삶의 주도권을 겨우 사수했다. 이제 2년 연장한 거야. 그다음을 준비하자."

그렇게 시작한 서울에서의 삶은 역시 정말 즐거웠다.

스스로의 진보와 발전이 지속적으로 느껴졌다.

나는 더 바라기 시작했다.

 '그래 이렇게 쭉쭉 나아가자. 4년제 대학교로 편입하고 그다음은 대학원 가고

 그렇게 교수가 되는 거야.'

매일 교수가 되어 있는 내 모습을 상상했다.

 '나도 전교꼴찌였다 이놈들아. 너네도 마음먹으면 뭐든 될 수 있어! 알겄냐?'

저 대사를 꼭 내뱉고 싶었다.

그때는 한 치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이렇게 살면 분명히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어있을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은 그렇게 되어있을 것이다.'

그렇게 굳게 믿고 있었고 그 믿음 덕분에 그 순간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주변에서도 딱히 나의 미래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벌써 졸업작품을 해야 할 때가 왔고, 나는 학교 근처 구청에 찾아가

이 지역을 위해 나의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운이 좋게 구청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고

나는 곧 나의 졸업작품으로 지역신문 한 면을 장식할 수 있었다.

 '이제 편입은 따 놓은 당상이다.'

나는 휘파람을 불면서 신나게 편입 준비를 하고 있었다.

 '편입 합격하고 나면 고등학교나 들릴까?ㅋㅋ 슨생님 잘 계셨습니까?

 정글입니다. 그 속 썩이던 꼴통이 대학생 됐습니다.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시 잊고 있었다. 내 인생이 쉽게만 전개되지 않는다는 것을.

편입에는 토익점수가 필요했고 필요한 점수는 600점 이상이었는데

이것을 나는 진작에 우선해서 따 놓았어야 했다.

당장 학교 과제나 자격증 취득하는 것이 더 재밌다 보니 미뤘다.

 '600점, 적당히 공부하고 보면 가볍게 넘기는 거 그거 천천히 해도 돼.'

2016년 그해 마지막 토익 시험에서 나는 595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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