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계절
출근하려고 나왔더니 역시 춥다.
아 추워 이 씨 하다가 뜬금없이 같이 걷고 있던 마누라한테 물었다.
"너한테 겨울은 뭐야?"
"따듯한 나라로 도망치고 싶은 계절"
"봄은?"
"내 생일!"
"여름은?"
"끝나지 않는 낮."
"가을은?"
"놀기 좋은 날."
"도망, 생일, 낮, 놈 이네."
"너는?"
"나는 끝이자 시작, 설렘, 타오름, 아쉬움."
대답하고 나서 각 계절 속에 과거의 자신들을 떠올려보고 있었다.
"오빠! 뭐 해? 빨리빨리 가!"
"생각."
"쓸데없는 것 좀 그만해. 정신 사나우니까."
"가만히 생각하는데 정신이 왜 사나워?"
"빨리빨리 안 오니까 그렇지! 평소에는 나 버리고 자기 혼자 잘만 빨리 가면서. 시끄럽고 빨리 가서 문이나 열어."
'자기가 소리치고 있는데 듣고 있는 내가 뭐가 시끄럽다는 건지.. 자기는 손이 없나 그냥 몸으로 밀어도 열리는 걸 굳이 나보고 미리 열어놓으라는 건 무슨 심본지.. 그리고 쓸데없는 거 좀 하면 안 돼? 자기는 뭐 쓸데 있는 것들만 하나.. 아니다. 내 잘못이야. 가만히 있는 사람한테 왜 질문을 해서는.. 아니 근데 질문 안 했어도, 아니다. 아니야. 다 내 잘못이이다..'
오늘도 힘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