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왜 비까지 추적거리고 내리는지 모른다.
늦가을
땅에 누운 은행잎이
하늘을 올려 본다
이미 멀어진 하늘이다
떨어지는 빗방울이
꾹꾹 밟는다
불어오는 바람에
몸 실을 기운조차 없다
흐르는 빗물이
옷을 벗기면
발끝부터 움츠러드는
탈색되어 비루한 몸뚱이만이
행인의 발길을 부여잡는다
낭만 따위는 빗물에 씻겨
흘러간 지 오래다
그저
비가 그치기만,
그래서
더 이상 초라한 모습을
감출 수 있기만을
기다려 본다
늦가을이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와 에세이로 씁니다. 가끔 책을 읽은 서평도 쓰고, 마음 내키면 소설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