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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흔 Jan 01. 2024

할아버지가 되었다.

나도 이제 할아버지다. ㅎㅎㅎ

오늘 16시 57 분부로 나는 할아버지가 되었다. 중국 유학 중에 결혼한 아들에게서 아들이 태어났다. 원래 예정일은 어제였는데, 어떻게 하루 뒤로 밀려서 오늘 태어났다. 중국에서는 태아의 성별을 절대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태어나는 순간까지도 아들인지 딸인지 알 도리가 없었는데, 태어나서 보니 아들이었다고 했다. 


올해는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집도 이사를 했고, 아들 혼인신고도 했고, 사돈 보러 중국도 다녀왔고, 마지막으로 손자도 얻었으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이 모든 일들이 1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정신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았다. 중국에서는 워낙 1자녀만 낳으라고 했던 차에 사돈집에서도 며느리만 키웠는데, 아들 손주를 보았으니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아들에게 사돈어른이 너무 좋아하신다는 말을 들으니, 우리도 기분이 좋았다. 


아이는 아주 건강하게 태어났으며, 얼마나 순한지 울지도 않고, 벌써 한 달은 지난 아이처럼 눈도 말똥말똥 뜨고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보고 주위에서는 아이가 다 커서 나왔다고들 할 정도로 씩씩하게 태어났다. ㅎㅎㅎ 이제 지금 당장은 중국에서 계속 학위가 끝날 때까지 있어야 하므로 사돈 댁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우리는 그저 미안하고 고마울 뿐이다. 또 어떻게 생각하면 학업과 결혼과 손주 출산까지 단칼에 해치운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다. 사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마냥 철부지 같던 아들이 공부하면서도 가정을 꾸려서 남편과 아빠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정말 다 컸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특한 마음이다.


이제 가끔 손자 이야기도 올릴지 모르겠다. ㅎㅎㅎ 아무튼 오늘은 새해 첫날부터 기분이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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